[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가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초과)하고 있다. 실적, 배당, 미국 은행지수의 상승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컨센서스(시장예상치)를 형성하고 있는 전체 업종 중에 사실상 유일한 실적 컨센 상향 업종군으로 주목받고 있어 향후 추가 반등 흐름이 지속될 지 관심이 쏠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11월초부터 반등에 나서 지난 5일까지 14.30%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48% 상승에 그치면서 시장대비 크게 아웃퍼폼한 상황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11월부터 은행업종지수가 코스피 수익률을 큰폭으로 상회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3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발표된 이후 실적 컨센이 긍정적으로 형성되고 있고, 이 기간 동안 미국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은행업 지수인 S&P(스탠다드앤푸어스) 은행업 지수는 11월에만 17% 가까이 급반등에 나선 바 있다.
구 연구원은 "10월 중순 이후 미국 은행주가 시장대비 아웃퍼폼하고 있는 점도 국내 은행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글로벌 은행주들이 동조화 흐름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미국 은행업종 대표주인 JP Morgan Chase(JPM)는 3분기 실적발표 직전인 10월 11일 이후 최대 34% 상승한 바 있다.
미국과 국내 은행주의 동반 상승에는 실적 개선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지속적인 실적 추정치 하향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 환경에서 실적 컨센이 유일하게 상향되는 업종이 은행주여서다.
SK증권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은행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최근까지 8개 은행주의 2023년 실적 기대치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9월말 21조5000억원에서 11월말 21조7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구 연구원은 "소폭 조정이지만,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200 기업들의 전체 컨센서스가 161조3000억원에서 143조9000억원으로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 기대감"이라고 평가했다.
우호적인 금융감독당국의 스탠스도 주가엔 긍정적 요소로 거론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및 가격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지난 2020년말 배당 규제로 인해 국내 은행주가 미국 은행주의 급등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던 사례를 감안할 때, 은행주 투자자들은 감독 당국의 배당에 대한 스탠스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달라진 감독당국의 스탠스도 은행주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유일무이 실적 상향업종으로 주목받는 은행주. SK증권 보고서 화면 갈무리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