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줄 서는 문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다란 줄은 인기와 직결되는 모습처럼 인식됐지만,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전환이 일상에 스며들며 이러한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백화점 식당가. 가게 앞에는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는 키오스크가 있었습니다.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니 카카오톡으로 대기 25번이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대기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는 장소도 예약을 하고, 점심시간 때면 대기가 100번을 웃도는 커피집도 곳곳에 배치돼 있는 키오스크로 미리 예약을 해놨습니다. 다리를 혹사시키며 가게 앞에서 일렬로 줄을 서도 되지 않으니, 편리한 것도 같습니다.
스마트줄서기 앱 대기 현황. (사진=뉴스토마토)
음식점뿐만 아니라 놀이공원의 줄 서기 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오픈런을 위해 달렸던 예전과 달리 입장을 하자마자 핸드폰을 켜고, 원하는 것을 예매하기 바쁜 모습입니다. 오랜만에 찾은 에버랜드도 예약방식이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현장 줄 서기가 없어진 탓에 입장 바코드가 스캔되자마자 스마트줄서기를 누르고 예약을 했습니다. 하나를 보자 마자 또 다른 것을 예약하기 위해 또 핸드폰을 켜고 예약하기 바쁩니다. 역시 예약만 된다면 현장에서 줄서기 없이 볼 수 있으니, 편리한 것도 같습니다.
먹고 노는 데도 디지털전환이 속속 도입되다 보니 예약만 수월하게 잘 된다면 기다릴 필요 없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위해 핸드폰을 계속 쳐다봐야 하고, 예약된 일정을 맞추기 위해 때로는 뛰어야 했습니다. 여유롭게 즐기려고 했지만, 바뀐 문화 핑계를 대며 발 대신 손을 바삐 움직였습니다. 편리해지고는 있지만, 할 줄 알아야만 손이 빨라야만 먹고 놀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