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글로벌 위스키업체 페르노리카의 한국법인이 유흥업소에 약 10년에 걸쳐 장기간 리베이트를 해오다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해당 업체는 자사 주류의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561개 유흥업소에 838회에 걸쳐 총 615억원 상당의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흥 소매업소에 615억3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페르노리카코리아·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9억1800만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두 회사는 프랑스 주류회사 페르노리카의 한국법인들로 사실상 하나의 사업체처럼 통합 운영하고 있다. 해당 회사는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로얄 샬루트 등 위스키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조사 내용을 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10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10년에 걸쳐 248개 유흥업소에 대여금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했다. 소매업소가 자사 제품을 구매하면 대여금 상환의무를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400회에 걸쳐 총 352억5000만원의 돈을 건넸다.
예를 들어 한 유흥업소 경우 양주 총 403상자를 구매하면, 1상자당 17만4000원의 대여금 상환의무를 면제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 업소는 7012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또한 2010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같은 방식으로 313개 유흥업소에 438회에 걸쳐 돈을 줬다. 9년간 건넨 리베이트는 262억70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는 금전을 제공해 유흥업소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주류를 권유하게 한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소비자 선택을 왜곡해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했기 때문이다.
실제 리베이트 제공 기간 이 업체들은 약 20% 수준의 국내 위스키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왔지만, 2018년 조사가 시작되면서 2019년 점유율은 8%로 떨어졌다.
김호태 공정위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이번 조치로 주류 시장에서 부당한 리베이트 등 불공정한 경쟁 수단이 근절되고 가격, 품질, 서비스 수준에 근거한 공정한 경쟁 수단이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주류를 소비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제한받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흥 소매업소에 615억3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페르노리카코리아·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9억1800만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위스키 진열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