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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30조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현대차·기아 온다
(빗장 풀린 중고차①) 2023년 1월부터 인증중고차 시범판매
입력 : 2022-12-12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 앞으로 허위 매물과 주행거리 조작 등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에 검증된 현대차·기아 인증 중고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인증중고차 5000대에 대한 시범 판매를 진행한다. 5월부터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인증 중고차는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를 사들이고 검수해 판매하는 차를 말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1월 경남 양산에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인증중고차 매매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기존 양산시 하북면에 위치한 현대차 양산출고센터를 철거하고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다. 경기 안성, 수원과 인천 등에서도 중고차 거래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온라인 사이트도 개설하는 등 시장 준비에 한창이다.
 
서울 성동구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사진=뉴시스)
 
현대차·기아는 5년·10㎞ 미만의 중고차만 공급할 예정이다. 무분별한 차량 판매는 지양하면서  고품질 중고차만 취급해 기존 매매업자들과 차별화하겠다는 뜻이다. 또 정부는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판매 대수를 2년간 제한했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 5월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 2.9%에서 최대 4.1%로 제한된다. 같은 기간 기아는 2.1%에서 최대 2.9%로 제한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고차 등록 대수는 352만대로 같은 기간 신차 등록 대수(154만대) 보다 약 2.3배 많다. 중고차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허위·미끼 매물 등으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해 시민단체들이 시장 개방을 요구해왔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0년 11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80.5%는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이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으로 불투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63.4%가 완성차 제조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입을 찬성했는데 이유는 '성능과 품질 향상', '허위 매물 등 문제 해결' 등이었다.
 
현대차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콘셉트.(사진=현대차)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30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기아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면 시장의 투명성은 높아지고 거래 규모도 더 커질 전망이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수입차의 인증 중고차 매장은 100곳이 넘는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앞으로 미국이나 독일처럼 중고차 시장이 신차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중고차에 대한 적정한 가치를 보장해주고 신차 판매까지 연결되는 등 중고차 판매 방식이 다양해져 질 좋은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003620), 르노코리아, 한국지엠도 현대차·기아의 점유율 제한이 풀리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모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시험·인증 등 다양한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중고차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와 ICT 기술을 활용한 첨단 신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현대차는 중고차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시험·인증 등 다양한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중고차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와 IC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차량 점검 등의 첨단 신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시장 파이가 커지고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400만대까지도 가능하다"며 "기존 중고차 업체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들어와서 위축될 것을 우려하지만 도리어 이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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