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매년 연말 반복되는 개인 매물 출회가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가 선제적으로 조정을 나타내면서 개인의 이탈은 이미 진행된 것으로 보이고, 경기 침체 우려와 고금리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출 출회가 개인 물량을 압도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던 개인의 매물 압박이 올해 증시 환경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부과가 사실상 2년 유예로 확정된 점도 개인 매물에 따른 증시 하락 단초로 작용하긴 힘들 전망이다.
1년래 코스피 추이. 그래프=KRX포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이번달 개인은 1조228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44억5400만원, 5355억4600만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개인은 무려 3조8866억원을 순매도했다. 2020년 연말에는 코로나 팬데믹 효과로 급등장이 펼쳐지면서 개인은 4104억원 매수 우위였다. 2019년 같은 기간에도 2조4025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처럼 매년 연말 반복되는 개인의 매도에 대해 국내 증시에선 12월 수급의 계절성이라고 평가한다. 대규모 개인 매도, 기관외국인의 순매수가 매년 반복돼 와서다. 그리고 개인 매도를 촉발하는 동인은 대주주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 출회에 따른 영향으로 개인의 증시 이탈이 이어진다고 해석한다.
다만 개인 매출 출회로 대변되는 12월 수급적 계절성은 올해에는 반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50조원을 하향 이탈한 투자자 예탁금 상황이다.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5조2138억원으로 올해들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증시 조정에 따라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대거 이탈한 셈이다. 올해 1월 투자자예탁금은 70조3447억원이었다. 1월 대비 현재 감소 규모는 35.73%다. 투자자 대기자금 이탈은 증시 하락과 무관치 않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3000선을 고점으로 현재까지 20% 넘게 하락했다.
때문에 현재 연말 증시 상황은 굵직한 대형 이벤트의 부재 속에서 수급적으로 개인 매물 출회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없을 전망이다. 선제적 조정과 더불어 정치권에선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서다. 현재 국회에선 막판 대주주 과세 요건을 두고 금액적인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 금투세 유예 방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 부과는 2년 유예로 가닥이 잡혔다"며 "2023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과 파생상품, 펀드 등의 매매를 통한 소득이 연 5000만원을 넘으면 최고 27.5%의 양도소득세를 내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에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정부는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해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애초 100억원으로 상향하려던 대주주 요건 또한 30억원으로 낮추거나, 현행대로 10억원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