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연일 영하로 떨어지는 강추위 속에서도 올해 유독 여름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엔데믹으로 후끈 달아오른 휴가로 연말 여행 수요가 늘면서 시즌을 잃어버리고 그때그때 필요한 의류매출이 껑충 뛰고 있는 것이다.
21일 패션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원피스, 스윔웨어, 슬리퍼 등 휴양지룩 관련 상품 매출이 1년 전보다 9배나 뛰었다. 이기간 물놀이에 필요한 수영복, 래시가드 등 스윔웨어 매출은 212% 신장했으며 여행지에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슬리퍼도 5배 상승했다.
또다른 플랫폼 패션플러스에서도 수영복, 물놀이 용품 등 역시즌 여름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패션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한달동안 래시가드를 포함한 수영복 매출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76% 증가했다.
수영복뿐만 아니라 물안경, 방수팩, 오리발, 튜브 등을 아우르는 물놀이용품 매출은 3배 이상, 선글라스는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여행 시 꼭 필요한 캐리어 매출도 16%나 신장했다.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에서도 전통적인 스윔웨어의 3분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72.3% 증가했다. 비수기임에도 3분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겨울까지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영외에도 비치웨어로도 손색없는 워터레깅스 각광 받고 있는데 광택을 줄여 일상복으로도 부담없이 입을수 있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연일 영하로 떨어지는 강추위 속에서도 올해 유독 여름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엔데믹으로 후끈 달아오른 휴가로 연말 여행 수요가 늘면서 시즌을 잃어버리고 그때그때 필요한 의류매출이 껑충 뛰고 있는 것이다. 제주 신라호텔의 겨울 어덜트풀. (사진=신라호텔)
이처럼 비수기에도 역시즌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는데는 한파 등 매서운 겨울 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코로나19로 신혼여행을 미뤘던 고객과 연말 휴가를 해외여행으로 준비하는 이들이 늘면서 휴양지용 상품을 본격적으로 구매하고 있어서다. 또 사계절 온수풀이 가능한 호캉스족이 겨울에도 유입되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엔데믹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늘면서 여행지에 맞춰 그때그때 옷을 구매하는 '시즌리스'가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되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옷을 구매하는 '시즌리스'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초겨울 추위부터 '해외여행·동남아' 검색량이 전년대비 30배 이상 증가했고 '호캉스'도 약 11% 많이 검색됐다.
실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있다. 인터파크에서 11월 한 달간 예약된 패키지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53% 급증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20% 확대됐으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1월과 비교해서도 1%를 웃도는 등 코로나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 상품 인기 여행국 순위는 베트남(20%)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15%), 필리핀(10%), 태국(9%), 튀르키예(3%)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시장이 리오프닝되고 겨울여행 시즌이 다가오면서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인 동남아와 일본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마켓의 분석에서도 해외항공권 예약 인원을 기준으로 인기 여행지가 일본에 이어 방콕, 다낭, 괌, 나트랑, 삿포로, 하노이, 세부 등 따뜻한 나라인 동남아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하권의 한 겨울 날씨에도 휴양지룩 상품 판매가 활발한 이유는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과 궤를 같이한다"며 "지난 2년 여간 코로나19 여파로 미뤘던 해외여행객, 신혼여행객 수요와 동남아 등 따뜻한 여행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분간 역시즌 상품의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