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 A씨 등 5명은 고세율(630%)이 적용되는 수입 농산물 참깨를 저세율(40%)로 추천받아 수입할 수 있는 수입권 공매입찰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제3자 바지사장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수입권을 부정하게 낙찰받아 고세율의 관세를 회피했다. 하지만 덜미를 잡힌 이들은 5653억원의 체납 추징세액을 받게 됐다.
# B씨는 중국에서 전자담배 니코틴 용액을 수입하면서 개별소비세 비대상인 줄기에서 추출된 니코틴이라고 허위신고했다. 연초(담배) 잎 또는 잎맥에서 추출한 니코틴은 '담배사업법' 상 담배에 해당해 개별소비세(ml당 270원) 대상인 것을 안 B씨가 회피 수단으로 이용했다. 해당 수법으로 체납한 추징세액은 143억원에 달했다.
관세청은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내국세 등 고액·상습 체납자 249명의 명단을 23일 공개했다. 관세법에 따라 2억원 이상의 관세·내국세 등 관세청 소관의 세금을 내지 않은 뒤 1년이 지난 체납자의 명단은 공개할 수 있다.
집계된 체납액은 1조7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개 인원은 12명, 체납액은 23억원 줄었다. 개인이 176명(8418억원), 법인이 73곳(1589억원)이었다.
명단이 공개된 249명 중 233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농산물 무역 개인사업자인 장대석 씨로 4483억원에 이른다. 장 씨는 장기간 타인 명의로 참깨를 수입하는 등 지난 2019년부터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현재 체납액은 오랜 기간 재판으로 인해 생긴 가산금까지 더해진 액수다.
법인 중에서는 농산물무역업을 하는 주식회사 천하가 328억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천하는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한 다른 업체 명의로 고춧가루 혼합물을 반입 신고해 부당하게 과세보류 혜택을 누리다 덜미가 잡혔다.
한 체납자는 위스키 등 양주를 수입하면서 물품 가액을 실제보다 낮게 허위 신고하다 적발돼 263억원에 이르는 세액을 체납하고 있다.
또 다른 체납자는 '자가사용 목적의 소액 해외직구'로 가장해 29억원어치의 건강기능식품을 1만회에 걸쳐 국내 분산 반입 후 판매한 게 적발돼 13억원을 체납 중이다.
새롭게 명단이 공개된 개인은 9명, 법인은 7곳으로 이들의 체납액은 총 345억원이었다.
개인 중에서는 정한섭 씨가 32억원을 체납해 액수가 가장 많았다. 법인 중 최고 체납액은 수입유통업을 하는 주식회사 제이엘가이드(143억원)였다.
관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액 징수를 위해 명단 공개 외에 체납자 출국금지 요청, 신용정보기관에 체납자 정보 제공 등의 행정 제재를 하고 있다.
체납자 등에 대해 인허가 등을 제한하거나 기존 사업의 취소·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관허사업 제한은 올해 세제개편안에 포함돼 개정을 추진 중이다.
관세청은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내국세 등 고액·상습 체납자 249명의 명단을 23일 공개했다.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쌓인 해외 직구 물품.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