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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먹구름' 온다②)올해 경기, 침체 이어지는 'L자형'…하반기 반등 '글쎄'
경제전문가 6인 새해 경제 전망 진단
입력 : 2023-01-02 오전 6:00:05
[뉴스토마토 김지영·용윤신 기자] 올해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U자형'이 아닌 침체가 길게 이어지는 'L자형'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외 변수가 여전하고 정부 또한 긴축 재정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 업종인 반도체 산업은 장밋빛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호황이던 자동차 산업도 하반기 이후 생산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6인을 대상으로 2023년 새해 경제 전망을 문의한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변수들이 여전해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해선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요 경제 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1%대로 전망한 상황이며 정부도 '2023 경제방향' 발표를 통해 지난해(2.5%)보다 둔화한 1.6%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낮아진 때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0.7%) 3번뿐이다.
 
2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6인에게 새해 경제 전망을 문의한 결과, 경기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물가 높은데 임금은 그대로…투자·소비 위축 지속
 
지난해 우리나라 경기는 상반기까지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급격히 둔화했다. 물가는 상승했는데 금리도 함께 올라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한 탓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변수까지 더해지며 공급망 불안도 이어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반기는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 탓에 경제 지표가 하락하고 하반기에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회복한다는 기대는 미국이 하반기에 물가를 잡고 금리를 내린다는 게 전제"라며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5%대까지 올린다고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침체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올해 중반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인플레이션, 고금리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금이 따라 오르면 실질 소득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부가 노동계를 압박해 임금이 인상되지 않아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긴축 재정까지 더해져 전반적으로 회복 모멘텀이 없다"고 분석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L자형으로 가는 것은 국제정세와 관련이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석유파동, 식량난 등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만들어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등 기대는 러·우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는 데서 나왔는데, 장기화하면서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국이 자국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경제가 안보 문제로 이어지는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곽주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통상 이슈가 국제정치적인 이슈로 번지는 경향은 점점 더 심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이 지속하면서 수출이나 우리나라 경제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반도체 침체 계속…지난해 호황 자동차도 '암울'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반등 요인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곽 교수는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령이 풀리면서 막혔던 공급망은 재건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집단면역 형성 시점과 공장을 얼마나 빨리 다시 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내구재(가전 등 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에도 반도체 업황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도체 산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점유율을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유일하게 호황이었던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자동차 산업은 6% 성장할 것으로는 예상되는데 이 수치는 이미 주문받은 물량이 토대"라며 "반도체 문제 때문에 밀려있던 주문을 이제 생산하는 것으로 신규 수요로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반기까지는 물량이 확보돼 있지만 하반기에는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며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규 수요가 기대만큼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조언했다.
 
세종=김지영·용윤신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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