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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3.6명 이동한다는데…번호이동 시장 메기도 '알뜰폰'
경쟁 미흡한 국내 통신시장, 번호이동 시장도 주춤
입력 : 2023-01-04 오후 3:45:4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커지는 점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일부인 번호이동 시장도 동조현상을 보이듯 쪼그라들었다. 경쟁활성화와 비활성화의 간극을 채우고 있는 것이 알뜰폰이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으면서 통신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알뜰폰발 경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수치는 165만1842건을 기록했다. 번호이동 순증 수치인 76만1860건과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수치를 합한 결과다. 전체 번호이동 시장에서 36.46%가 알뜰폰을 선택한 셈이다. 실제 알뜰폰 이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알뜰폰 이용자는 1246만명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6.3%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알뜰폰 서비스가 저가 요금 중심이다 보니 알뜰폰 시장 매출액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 매출액의 5%에 불과한 상황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2021년 기준 115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이 늘면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업체들이 다양한 요금제를 내며 지속 성장하기에는 기반이 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알뜰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저렴한 요금이 대표적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2021년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12만4000원 수준이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7000원 더 올라 월평균 13만1000원으로 높아졌다. 고물가 시대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알뜰폰을 선택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알뜰폰이 시장 '메기'로 불리는 것이다. 실제 해외시장에서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요금 인하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미국은 알뜰폰 제도 도입 이후 5년간 약 61% 요금 인하 효과가 있었고, 영국은 3년간 45% 요금이 낮아진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한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때문에 시장에서는 소비자 선택으로 촉발된 알뜰폰의 시장 활성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시장의 판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반응해 정부가 목소리를 내자 알뜰폰사업자의 2만원대 5G 중간요금제가 나온 것이 대표적 예다. KT엠모바일은 3일 알뜰폰 업계 최초 5G 요금제를 월 2만원대에 쓸 수 있는 5G 통화 맘껏 20GB와 5G 데이터 충분 20GB·200분 요금제 2종을 내놓았다. 5G 통화 맘껏 20GB 요금제는 음성 무제한, 문자 무제한, 데이터 20GB를 제공하며 5G 데이터 충분 20GB·200분은 음성 2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20GB를 준다. 알뜰폰 사업은 통신사로부터 도매가격으로 공급받는 요금제를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전에는 10GB 저가 요금제와 100GB 고가 요금제만 도매가로 공급받았다.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나서 통신사에 중간요금제를 알뜰폰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추후 KT엠모바일과 비슷한 요금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5G 중간요금제를 현재 고안 중"이라고 말했다.
 
알뜰폰이 자체 요금제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알뜰폰 업계는 도매제공 일몰제 폐지와 도매대가 산정원칙을 리테일 마이너스 방식에서 원가기반으로 바꾸는 안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일몰제로 중장기 투자를 기피했던 사업자나, 500억~600억원에 달하는 종합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설비투자비의 회수가 어려워 독자적인 요금제 출시를 꺼려 했던 사업자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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