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대통령궁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시위대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브라질 전임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이른바 '브라질판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키자 세계 각국 정상들이 일제히 이를 규탄했다.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민주주의와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브라질 국민의 의지는 절대 훼손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폭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대표 인사들도 한마디 거들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절대적으로 규탄한다"며 "자유로운 선거에서 브라질 국민 수백만 명이 민주적으로 선출한 룰라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EU 외교 수장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극단주의자들의 폭력행위와 브라질 정부청사 불법 점거에 소름이 끼친다"며 "브라질의 민주주의가 결국 폭력과 극단주의를 압도할 것"이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 "룰라 대통령은 합법적으로 선출됐고 브라질 국민의 의지와 민주주의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프랑스는 룰라 대통령에게 확고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 정권이 많이 들어선 중남미 정상들도 폭력행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며 트위터에 "대다수의 의지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법적인 제재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절대적으로 거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룰라 대통령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브라질, 멕시코, 미주 대륙, 전 세계의 진보 세력이 룰라를 지지한다"고 거들었고,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비겁하고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권위주의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까지 이 사태를 두고 "신(新)파시스트 단체"로 불렀다.
한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수도 브라질리아의 의회, 대통령궁, 대법원, 정부청사 등 주요 기관에 들이닥쳐 작년 10월 에 치러졌던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2년 전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으며 의회에 난입한 '1·6 대선불복 폭동' 사태가 일어난 바 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