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2%대 급등세로 마감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주 발표할 경제지표에 따른 숨고르기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크게 유입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우세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60.22포인트(2.63%) 급등한 2350.19에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380억원, 6586억원 순매수를 집중하며 지수 급등을 이끌었다. 개인은 1조392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12.27포인트(1.78%) 오른 701.21에 마감했다. 700선을 8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를 집중했다. 외국인은 250억원, 기관은 5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79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증시 반등의 요인은 그동안 증시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미치는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내내 주식시장은 여러 재료 중 인플레이션이 증시 방향성의 가장 중요한 변수였지만, 12월 이후로는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내증시는 미국 증시의 급등 훈풍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 고용 지표의 호조에도 시간당 평균임금 증가율이 시장 예상 보다 둔화되면서 반등에 나섰다. 한 연구원은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증가율이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시장예상치(5.3%)에는 미달했다"면서 "임금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연준의 긴축 불안감을 완화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2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주거비 제외 서비스 품목의 고물가 고착화 우려를 표명했던 것도 임금발 인플레이션에서 주로 기인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시간당 평균임금 하락은 연준의 고민을 점차적으로 덜어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주 예정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상 인플레이션 압력 추가 둔화를 놓고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CPI의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6.7%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적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 상 추정치도 6.6%로 집계되는 등 6%대 인플레이션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다만 인플레이션 민감도는 이전에 비해 높지 않고, 지난 금요일 임금 인플레이션 호재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12월 CPI가 컨센을 큰 폭 하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않는 이상 지난 10월, 11월 CPI 당시와 같은 폭등세를 연출할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5bp 인상이 컨센서스로 형성된 13일 금통위 결과도 주중 관전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한은 금통위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국 FOMC에 비해 낮긴 하나, 최근에는 미국 이외, 일본, 유로존 등 여타 중앙은행들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번 금통위 이벤트에 대한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주목할 경제지표는 미국 도매판매(11일), 중국 12월 소비자물가(12일), 미국 12월 소비자물가(12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13일), 중국 12월 수출입(13일), 유로존 11월 산업생산(13일), 미국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4일) 등이 있다.
한편 지난주 증권가에서 제시한 이번주 코스피 밴드 상단은 2350선으로 발표됐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