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전날 검찰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기소할 게 명백하다고 느꼈다"고 밝힌데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해외로 도주한 지 8개월 만에 검거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의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태국정부와 함께 김성태 전 쌍방울회장에 대한 국내송환 절차 등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성태 전회장은 한국시간으로 전날인 10일 오후 7시50분쯤 태국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그가 작년 5월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지 8개월 만에 붙잡힌 겁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해외로 도주한 지 8개월 만에 검거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의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0월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쌍방울그룹, 이재명 대표 변호사 수입료 대납의혹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인 2018~2021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전환사채(CB)를 변호사 수임료로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의혹은 작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과정에서 처음 제기됐는데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과 상장사 주식 등 20억여원을 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태 전 회장은 또 이 대표가 도지사 당시에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도움을 받아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남북경협 사업을 조건으로 거액을 북측에 전달한 의혹도 있습니다.
김씨가 검거됐던 시간은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공여' 혐의에 따른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던 때입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어차피 답은 정해져있어 기소할 게 명백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키맨 '김성태' 전 쌍방울회장 검거에 검찰조사 가속도
이재명 대표의 검찰소환에 이어 김성태 전 회장까지 검거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수사 등 쌍방울그룹과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조사에 가속도가 붙게 된 겁니다.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을 최대한 빨리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태국당국 등과 즉시 협의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은 태국과 2001년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었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국내로 송환되는 즉시 쌍방울 주변 자금 흐름과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점점 거세지는 검찰의 압박에 대해 이미 답을 정해놓은 정치검찰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11일 인천시당 대회의실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려는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