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국가의 2차 가해가 인정돼 1심이 인정한 배상액보다 위자료 액수가 늘어났습니다.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이광만 김선아 천지성)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국군기무사령부가 직무와 무관하게 세월호 유족의 인적사항과 정치 성향을 사찰해 보고함으로써 유족들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정신적 손해배상 등 총 157억6000만원 추가
이에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한 배상금 외에 국가가 친부모와 배우자에게는 각 500만원, 다른 가족에겐 100~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족들에게 지급될 위자료 총액은 10억6000여만 원입니다.
재산상 손해배상액도 1심에서 인정된 액수와 비교해 147억여 원이 추가돼 항소심에서 배상 금액은 원심보다 총 158억원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앞서 세월호 희생자의 유족 355명은 2015년 9월 국가가 안전 점검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발생 후에도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유족들은 선주사인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선체를 무리하게 증·개축했고 운항 과실과 초동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며 이 회사를 상대로도 책임을 물었습니다.
유족 측 "불법 행위임을 인정한 것…국가폭력 사과해야"
1심은 정부와 청해진해운의 책임을 인정하고 희생자 1명당 2억원, 배우자 8000만원, 친부모 각 4000만원, 자녀, 형제자매, 조부모 등에게 각각 500만∼2000만원 등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족들 가운데 228명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에선 기무사의 불법 사찰 등 2차 가해에 대한 위자료도 추가 청구했습니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선고는 국가와 기무사의 이러한 행위가 불법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정한 것"이라며 "국가는 국가폭력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세월호참사 국가 손해 배상 청구 소송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법원은 유족들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