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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관건은 계열분리…3남 몫은?
조현준·조현상 '형제 경영' 체제 유지
입력 : 2023-01-1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아직 효성(004800)그룹의 승계구도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공동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이 있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그동안 그룹 승계와 관련해 능력 있는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전국경제연합회 회장이었던 2008년 "자식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사업을 승계해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조현문 떠난 후 단단해진 '형제 경영'
 
하지만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2013년 2월 총수 일가 경영을 둘러싼 대립 과정에서 돌연 그룹을 떠난 이후에는 그룹 경영에 있어 형제간 화합을 각별히 강조해왔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그룹을 떠나고 2014년 6월 친형인 조현준 회장과 계열사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조 회장 측도 2017년 3월 조 전 부사장을 공갈 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맞대응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재판에 넘겼는데요. 조 회장이 고소한 지 6년 만의 일입니다.
 
이를 계기로 현재 조현준·조현상 체제의 결속력이 단단해졌다는 게 재계 전언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두 형제의 지분 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라며 "조 명예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며 형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계 일각에선 효성그룹이 향후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두 형제가 가지고 있는 계열사 지분 때문인데요. 
 
조 회장의 경우 효성티앤씨(298020) 지분 14.59%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입니다. 조 부회장도 개인으로 효성첨단소재 지분(12.21%)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효성화학(298000), 효성중공업(298040)의 두 형제 지분 차이는 1%p 안팎입니다. 이는 조 부회장이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독립 기반을 마련해뒀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데요. 한편으론 효성첨단소재(298050)를 중심으로 조 부회장이 독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 명예회장 체제에서 조 회장은 섬유PG장, 조 부회장은 산업자재PG장을 맡았는데 각각의 사업을 독자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각자 자신이 주력했던 사업 분야를 맡고 각자의 길을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죠.
 
그룹 내 역할·비중 대등, 조현상 행보 주목
 
실제 지난해 3월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각각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직에 올랐습니다. 두 형제가 지주사 외 다른 계열사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세계 1위로 그룹의 핵심입니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지배구조.(그래픽=뉴스토마토)
 
효성그룹은 계열 분리를 진행한 전례도 있습니다.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명예회장은 1980년 효성그룹의 계열 분리를 진행하면서 장남인 조 명예회장에 효성을, 차남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 명예회장엔 한국타이어를, 삼남인 조욱래 DSDL 회장엔 대전피혁을 물려줬습니다.
 
반대로 조 명예회장 동생인 조양래 명예회장은 두 아들을 경쟁시키다 2021년 12월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바 있습니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 고문으로 물러났습니다.
 
결국 앞으로 조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가 효성그룹 경영권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왔던 만큼 장남인 조 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 명예회장이 계열분리를 통해 그룹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갔었던 만큼 두 형제도 계열분리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없앨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을 두고 효성그룹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만큼 오너가 지분을 줄이려하는데 반대로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등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20%를 넘습니다. 조 명예회장이 늘린 지분만큼 낮춰야 할 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조 회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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