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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다들 둔촌주공 완판 눈치 볼 때 현대건설 매수
주택부문 수익변동성 덜한 편…해외수주로 힘든 시기 넘긴다
입력 : 2023-01-18 오전 6: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초부터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네요. 2200선 근처까지 밀려났던 코스피가 금세 2400 언저리에 도착했습니다. 삼성전자는 ‘6만전자’에 안착하는 분위기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고루 반등했습니다. 개미의 통곡의 무덤이었던 NAVER와 카카오도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보이네요. 
 
무엇보다 은행주의 선전이 돋보였어요. 성과급 잔치를 벌일 정도로 큰 돈을 벌었으니 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단지 금리 상승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의 처지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것이 씁쓸할 뿐입니다. 투자자로서는 이익을 얻는 편에 서는 것이 최선 같습니다. 
 
남의 말 할 게 없네요. 지난주 매수한 종목들의 일주일은 시장과는 동떨어진 풍경입니다. 반도체와 조선업종은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사실 기사의 연재 주기가 짧아져 일주일 만에 들여다보는 것이지 제자리걸음인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진 않았군요. 인텔이 새로운 서버 CPU를 출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잠깐 주목받았습니다. 그것이 반도체 업황을 돌릴 수는 없겠지만… 
 
업황이 나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고객사들은 납품업체에 단가인하를 요구합니다. 투자한 기업은 압박을 받는 처지인 지라 올해가 더 힘들 거라 예상합니다. 어차피 빠르면 하반기, 길게는 내년을 내다 보고 매수한 종목입니다. 이곳에 쓸 말이 없더라도 보유할 생각이에요. 
 
단, 관련주로 두 종목을 편입한 만큼 종목을 교체할 수는 있습니다. 반도체 섹터의 부활에 투자하는데 그게 끝까지 티씨케이와 리노공업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언제든지 더 좋아 보이는 종목이 생기면 바꿀 예정입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리노공업에 대한 보고서를 냈어요.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254억원)에 부합(262억원)한다며 기존 목표가 18만5000원을 유지했습니다. 
 
리노공업이 생산하는 반도체 검사용 소켓은 반도체 섹터에 속한 기업들 중에서도 전방산업의 영향을 덜 타는 편에 속합니다. 안정적이죠. 장기간 꾸준히 성장하고 주가가 오른 것도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CES에서 화두가 된 확장현실(XR) 시장에 주목했군요.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망라한 혼합현실(MR) 기술입니다. 리노공업의 고객사인 미국 퀄컴이 XR프로세서 시장의 선두업체죠. 소켓 수요가 늘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박성홍 연구원은 “AR과 VR기기 출하량이 2022년 1650만대에서 2025년 563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주에 매수한 종목은 현대건설입니다. 역시나 지난 시즌 마지막까지 보유한 종목을 다시 들였어요. 
 
현재 온국민이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올림픽파크포레온)이 성공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제(17일) 올림픽파크포레온 정당계약이 끝났는데 과연 계약률이 얼마일지를 두고 설왕설래 중입니다. 완판된다면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어서겠죠. 
 
반대로 아파트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시세가 조금 더 떨어지길 바라는 매수 대기자들은 낮은 계약률을 바라는 눈치입니다. 요즘 부동산 커뮤니티 게시판은 온종일 양측의 공방으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의 관심은 시세 방어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주요단지의 분양 성패에 따라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전국에 사업장이 있는데 대표선수가 나가떨어지면 나머지는 오죽하겠어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부동산 시장의 냉각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겠죠? 그에 따라 당분간 건설주와 아파트 투자자의 심리도 여기에 좌우되지 않을까요?
 
현대건설이 2019년 사우디 우쓰마니아 지역에 준공한 에탄회수처리시설.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하루 14억 입방피트 가스를 처리할 수 있다. (사진=현대건설 블로그)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을 매수한 것은, 아파트 시장이 경색돼도 현대건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UAE를 방문해 300억달러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덕분에 국내 여러 기업들이 나누어 수혜를 받을 텐데 현대건설도 한 자리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지역 인프라 건설사업에서 업력이 검증됐으니까요. 일반 토목공사를 넘어 핵발전소 건설에도 현대건설이 참여할 수 있을 겁니다.
 
현대건설은 해외 플랜트에 강점을 지닌 건설사입니다. 현재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1, 4패키지(PKG, 각 25억달러, 20억달러)와 마덴 PKG(15억달러) 입찰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또 올해 안에 네옴시티 옥사만 항만, 스파인터널 PKG 3개(각 10억달러 이상), 카타르LNG 등도 기대하고 있어요. 
 
국내 건설경기 부진에도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전체 실적엔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주가도 자극하겠죠. 또 주택경기가 안 좋기는 한데, 현대건설에게 얼마큼 나쁜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의 주택부문 수익 변동성은 크지 않다고 하네요.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현대건설의 주택·건축부문 수익성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2021년부터 주택분양이 본격 확대됐고, 자체사업 비중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주택부문의 수익 변동폭은 경쟁사에 비해 작을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만9500세대를 분양해 공급목표를 달성했어요. 올해 공급목표는 2만1000세대로 줄었습니다. 그래도 주택매출은 2022년 4.9조원, 2023년 5.5조원, 2024년 6.1조원으로 성장을 이어간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가, 외주비가 상승했고 도시정비사업 비중이 작년 20%에서 올해 60%로 높아져 수익성은 올해에도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준자체개발사업(가양동 이마트, 이태원 크라운호텔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 경쟁사 대비 빠른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업황이 나쁠 때 그 업종의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오래된 투자법 중 하나입니다.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의 문제일 뿐 결국엔 다시 좋아질 거라 믿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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