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전기. 그렇다면 전기가 가장 많이 쓰이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흔히 불을 켜야 하는 밤이 낮보다 전력을 더 소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가정에서 쓰는 전기의 양은 전체 비중으로 치면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공장이 돌아가고 사람들이 근무를 하는 낮 시간대가 전력 소비량이 훨씬 많습니다.
이와 함께 에어컨을 가동하는 여름철이 겨울보다 보통 전력 소비가 많은데요. 겨울에도 난방은 하지만 가정에서는 도시가스 등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여름철보다는 소비량이 일반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이런 공식은 깨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8만2176메가와트(㎿)로 올해 여름 최고치인 8만2007㎿를 뛰어넘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너도나도 온풍기 등 전기를 쓰는 난방기기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역대 동절기 중 월평균 최대전력이 8만㎿ 선을 넘은 것도 처음입니다.
매섭던 칼바람은 다행히 1월 들어서는 잠잠한 모양새입니다. 12월 한파가 있었던 게 맞냐는듯 가끔은 너무 따뜻해 '봄이 벌써 왔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긴장을 늦추기에는 이릅니다. 정부가 예상한 전력수요 피크는 '1월 셋째주'이기 때문입니다. 통상 겨울 중 이 시기가 가장 추워 이때를 '전력 피크'로 예상하곤 합니다.
정부의 예상대로 1월 셋째주는 첫째~둘째주보다는 추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서울 온도는 최고 5도, 최저 -5도로 전망됐는데요. 연휴가 끝나는 24일은 최고가 -10도, 최저는 무려 -17도입니다.
다음날도 최저 온도가 -16도까지 떨어져 체감온도가 -2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월에 느꼈던 살을 파고드는 추위가 또 다시 돌아오는 것이죠.
아무래도 이 때문에 1월 셋째주 전력 사용량은 지금보다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력 피크'를 찍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력업계 한 종사자는 셋째주에 추위가 찾아오더라도 설이 껴있기 때문에 피크까지는 찍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출근을 하지 않고, 공장을 돌리지 않으니 가정에서 쓰는 양 정도만 늘어날 것이란 설명입니다. 가정에서 쓰는 양이야 앞서 설명했듯 전체 비중으로 치면 큰 부분은 아니라서 전력 피크를 찍을 만한 사용량은 아닐 것이라는 거죠.
또 새해 들어 전기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에 지난달보다는 전기를 아껴 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요.
다만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더라도 정전 등 오류 사태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합니다. 생산 여유분이 넉넉한 수준이기 때문에 피크를 찍더라도 감당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전력은 모자라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원유 등 에너지가격이 오르고 있는 만큼 이제부터 전기를 조금 아껴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옷을 더 껴입는다면 온도를 조금 더 낮추더라도 그럭저럭 견딜 만 할 겁니다. 아울러 설에는 가족, 지인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 온기가 더해져 한파를 더욱 따뜻하게 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