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여행업계가 명절 특수 이후에도 수요 상승에 따른 실적 회복을 이끌어낼 지 관심을 모읍니다.
여행업계는 지난 설 연휴 여행 상품 예약 폭증으로 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 분위기를 실감했습니다.
하나투어(039130) 설 연휴 여행상품 예약은 전년 대비 7015% 증가한 1만5000명을 기록했습니다.
모두투어(080160)도 1만3000명 예약으로 전년 대비 9181%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20년 설 연휴 대비 58% 수준입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하나투어 54%·모두투어 59%)와 일본(하나투어 30%·모두투어 25%) 순으로 많았습니다.
해외여행은 2030 비중이 높습니다. 이날 하나투어는 지난해 20~30대 해외 여행 예약 비중이 30%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6.3%에서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3.1절 외에 별 다른 징검다리 휴일이 없는 2~3월입니다. 이에 여행사들은 우선 일본 소도시와 주말 여행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나투어는 n차 일본 방문객을 위해 2~3월 아오모리, 아사히카와, 시즈오카, 가고시마, 다카마츠 등 소도시 패키지 상품을 냈습니다. 수요가 큰 대도시 위주로 노선이 재개되면서 근교와 소도시 노선 증편 요구가 높아진 데 따른 대응입니다.
제주공항 운항이 재개된 25일 오전 폭설과 강풍으로 발이 묶인 관광객과 도민들이 한꺼번에 공항에 몰리면서 3층 출발장이 혼잡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 동행 테마 여행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6월 안시내 여행작가 동행 몽골여행 상품은 1분만에 완판됐다고 합니다. 하나투어는 "올해에는 유럽과 일본 예술여행, 동남아 인플루언서 동행 여행 등 MZ 세대의 취향에 맞춘 테마여행을 더욱 확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랑풍선(104620)은 주말여행 기획전을 열고 일본과 대만, 다낭, 제주 등 비행 시간 1시간~4시간40분짜리 단거리 상품을 냈습니다. 학생과 직장인 등 평소 제대로 여행하기 힘든 손님이 대상입니다.
늘어난 여행 수요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각종 제휴와 서비스 출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투어는 최근 '다니다'와 업무협약을 맺고 하와이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공항 픽업과 캐리어 딜리버리, 맞춤형 투어 가이드 제공 등으로 자유여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서비스입니다. 신한은행과의 제휴로 양사 온라인 환전과 여행상품 판매 플랫폼 공유, 환전 우대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노랑풍선도 인공지능(AI) 기업 히치메드가 만든 문진 번역 서비스 '이지닥'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1개 증상에 대해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 문진 번역을 제공합니다. 해외에서 증상별로 병원을 찾고 예약도 할 수 있습니다. 일대일 통역도 됩니다. 여행 수요가 높은 일본에서 시범서비스를 하고 아시아 중심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여행업계는 여행 수요 상승세로 빠른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 1~2위를 다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공시를 보면 아직은 적자 탈출이 요원합니다. 하나투어는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2019년 131억6000만원을 기록한 뒤 적자를 이어왔습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분기 416억7000만원에서 2022년 1분기 296억50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모두투어도 1분기 기준으로 2019년 91억4000만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적자를 이어가다 2022년 영업손실 41억7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여행업계는 올봄 수요 선점을 위해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한편, 정부의 방역 완화로 여행 수요에 탄력이 붙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1월은 전통적으로 여행성수기로 구정연휴까지 포함하고 있어 예약량이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고, 2월도 예약량이 1월보다 더 개선된 상황"이라며 "여행에 대한 심리적 회복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3월 이후 시장 선점을 위해 조기 예약 할인과 청구할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실내 마스크 해지 등 방역 완화는 엔데믹을 체감하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여행 시점과 항공 공급석 확대 속도에 따라 여행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