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박효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12시간30분 가량 진행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피의자 신분 검찰 조사를 마쳤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검찰이 기소를 목표로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2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10시30분부터 조사에 들어간 이후 오후 10시53분께 나왔습니다. 출석한 뒤 약 12시간 반 만입니다.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검찰답게 역시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이 대표를 불러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는 티타임 없이 시작됐고 점심과 저녁은 모두 청사 내에서 배달음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후 9시 쯤부터 조서 열람을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오후 9시 이후로 이어지는 심야조사는 거부했고 검찰은 조사해야 할 내용이 많다며 2차 출석을 요구했습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이 추가 출석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로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출석하면서 A4용지 33장 분량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으며 예고한 대로 오늘 신문에서 진술서로 갈음한다는 답변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진술서 공개한 이재명…“성남시 이익 더 확보” 배임 반박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개발사업 수익을 몰아줘,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남시 내부 비밀을 민간업자들에게 흘려줘 재산상 이익을 챙기도록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옛 부패방지법)도 있습니다.
그는 검찰에 33장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해 이 같은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이 대표가 공개한 서면진술서에는 “저는 투기 세력의 이익을 위해 시에 손실을 입힌 게 아니라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1120억원을 추가 부담시켜 그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시와 공사의 이익을 더 확보했다”며 자신의 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공공수익을 비율이 아닌 확정해 배당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익 배분을 비율로 정하면 예측을 벗어난 경기변동 시 행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불안정성이 있고, 민간사업자가 비용과다계상 등으로 이익을 축소하면 비율은 의미가 없으며(위례사업이 그랬음), 정산 지연으로 배당 몫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고(판교신도시 개발이 그랬음) 관련 공무원과 부정거래가 시도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동규·남욱·김만배 등 결탁 몰랐다” 부패방지법 위반 반박
이 대표는 자신의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습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그들(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김만배씨 등)과 결탁해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정영학 녹취록과 법정 증언 등에 따르면 이들은(민간사업자들) ‘이재명이 우리 사업권을 빼앗아 호반건설에 주려했지만, 우리가 도로 빼앗아 왔다’거나 이재명 모르게 특정금전신탁 뒤에 잘 숨어 있었다며 자부하거나 ‘이재명이 너네 XX 싫어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이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조사 후 "저에게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하고 굳건하게 싸워 나가도록 하겠다"며 "이 늦은 시간까지 지켜봐 주시고, 고생하시는 우리 지지자, 당원, 그리고 국민 여러분 감사드린다"고 부연했습니다.
김하늬·박효선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