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교육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18년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4명과 같은 해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조 교육감과 단일화한 뒤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 1명 등 5명을 부당하게 특별 채용한 혐의입니다.
재판부는 특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당시 조 교육감이 이들을 내정한 상태에서 공개 경쟁 시험을 가장해 채용 절차를 진행하도록 업무 담당자에게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한만중 비서실장을 통해 친분 있는 사람들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부교육감과 국·과장 등이 특혜 논란을 우려해 반대하자 단독으로 특별 채용을 결재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공정'과 '정의'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에도 부모님의 힘을 이용해 그 자녀들이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는 부분에서 청년들의 분노가 컸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말처럼 기회는 공평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겁니다.
조 교육감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을 올바르게 교육할 책무가 있는 위치에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다니 참 개탄스럽습니다. 조 교육감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해 특정인을 특별 채용한 것도 문제지만 공정한 절차처럼 보이려 한 부분에서 더 화가 납니다. 이로 인해 누구보다 절박하게 합격을 바랬던 청년 누군가는 그 기회를 박탈당했을 것입니다. 서울 시민들은 학생들을 바르게 교육하라고 조 교육감에게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이지 이렇게 특혜를 주라고 뽑아준 게 아닙니다.
조 교육감은 지난 30일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후 2심 판결이 나와도 대법원 판결까지 갈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재판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볼 때 조 교육감이 오는 2026년까지 임기를 채울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정하지 못한 부당 채용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교육감을 보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의 재량권 범위 내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했다"고 항변합니다. 법체처가 '교사 특채를 위해 경쟁 시험을 통한 공개 전형을 실시하는 경우 임용 규칙에 따른 공개 전형 절차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설사 이러한 행위가 합법적이었다고 해도 '공정'과 '정의'가 시대적 화두인 현 상황에 맞는 행동이었는지 조 교육감이 차분히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해직 교사 부당 특별 채용 직권남용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