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 D램 제품. 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재고 감축에 성공해 업종 경쟁 우위를 증명했습니다. 재고평가손실로 SK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 영업적자를 봤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흑자를 방어했습니다. 반도체 업종의 높은 재고는 주로 서버 시장에서 기인하고 있어 최근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챗GPT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립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삼성전자는 재고자산이 52조1879억원으로 전분기(57조3198억원) 대비 감축에 성공했습니다. 작년 말 재고자산 41조3844억원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경쟁사에 비해 선방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재고는 15조6330억원으로 전분기(14조6650억원)나 전년동기(8조9500억원)보다 높습니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해 작년 4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급증했습니다. 그 속에 재고를 더 많이 줄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영업흑자(2700억여원)를 지킨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 4분기 매출채권(35조7216억원)도 전분기(47조4218억원)나 전년동기(40조7134억원)보다 감소해 억지로 물량을 밀어낸 정황도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D램의 경우 삼성전자가 가격인하정책을 감행해 재고 소진에 주력해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향후 양사 실적은 서버 시장의 재고 소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분기 업종 재고 수준은 고객사와 공급사를 통틀어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SK하이닉스는 전했습니다. 고객사 중에서는 서버 분야의 재고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진단되고 있습니다. 이런 서버 분야의 데이터센터 수요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공급과 맞물려 올해와 내년, 교체 주기가 왔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시장에 다크호스로 부상한 챗GPT가 업종 침체에 반전을 줄지 주목됩니다. 챗GPT는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출시한 AI챗봇입니다. 기존 AI보다 획기적 개선된 성능으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대규모 언어 모델이 상용화 단계에 왔다고 보여진다. AI 기술 기반 모델 학습 추론을 위해서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조합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대규모 언어 모델이 확장됨에 따라 하드웨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대중을 상대로 한 AI의 상용화 측면에서 파급력이 강력하다고 판단된다”라며 “기술적 진화에 따른 메모리뿐 아닌 업계 전반의 활용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믿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