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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 탓만 하는 '난방비' 폭탄…가스비 들여다봤더니
국제 LNG 가격 최고점 지난해 8월
입력 : 2023-02-09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난방비 폭탄 요인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면서 원성은 식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인상 요인은 윤석열 정권 출범 후 본격적으로 발생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권 말부터 액화천연가스(LNG) 국제 가격이 오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LNG 수입의 대부분이 국제유가에 연동된 장기 계약 물량이기 때문에 문 정권 때는 급하게 요금을 올릴 이유가 없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8일 투자정보제공 전문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일 LNG 현물가격(JKM)은 문재인 정권 말인 2021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해 지난해 8월 고점을 찍었습니다.
 
지난해 8월 25일 종가 기준 100만BTU(열량단위·BTU당 25만kcal)당 LNG 가격은 70달러로, 전년 같은 날 17달러와 비교해 무려 311.8% 급등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난방 원료는 대부분 LNG입니다. LNG 가격 지표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가격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가 발표하는 JKM(Japan Korea Marker) LNG 현물가격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지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집권 시절이었던 2017년 5월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LNG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습니다. 이 기간 월 기준 종가 가격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21년 1월 11일 19.7달러입니다. 에너지 가격이 요동쳤던 지난해 8~9월 40~50달러선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저렴합니다.
 
이후 내리막을 탔던 가격은 2021년 2월 저점을 찍은 뒤 다시 오름세를 타며 같은 해 12월 49.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밝힌 것처럼 2021년 하반기부터 LNG 가격이 같은 해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올랐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저치와 최고치를 비교하면 이 주장이 맞을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약 6배 수준 정도 올랐다고 보는 게 맞기 때문입니다.
 
통상 국제 LNG 가격의 등락이 국민이 내는 요금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현 정부가 전 정부 탓만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LNG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합니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전체 수입의 80% 물량은 장기 계약을 맺습니다. 정확한 계약 내용은 대외비라 알 수 없지만, 대략 물량만 정하고 국제유가에 따라 그때그때 가격을 달리 지급하는 식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유가가 높아지긴 했지만 가스 인상 폭만큼 뛰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문 정부에서는 인상 요인이 크지 않았다는 해석입니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 계약 물량이 많기 때문에 유럽이나 다른 국가만큼 재빠르게 요금을 올릴 요인은 없는 편"이라며 "전 정부가 가스 요금을 선제적으로 인상했다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줄어들긴 했겠지만 여전히 국내 가스요금이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금년 동절기의 요금이 지금보다 낮을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8일 투자정보제공 전문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일 LNG 현물가격(JKM)은 2021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해 지난해 8월 고점을 찍었습니다. 그래픽은 한·일 가스 현물가격(JKM). (출처=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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