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민간인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2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를 기다리는 현지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튀르키예 교민 박희정 씨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지 상황에 대해 전했습니다. 박 씨는 "여러명의 생존자가 구조됐다는 소식에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그 건물 앞을 지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며 "많은 인력이 투입됐다고 해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잔해 안, 건물 안에 깔려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그 사람들을 꺼내지 못해 애통해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현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박 씨는 또 "일가친척이 잔해에 깔려있는 것을 아는데도 구조자가 오지 않는다면 그 심정은 흉흉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시비가 붙을 수 있고, 저희가 장을 보는 시장은 거의 무법천지"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감정적으로 그렇고, 실랑이가 벌어지다보니 그 사람들도 흉기를 꺼내 들고 이를 제지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경찰도) 실탄을 2발 쏘고, 저희도 사실 그 옆에 있다가 혼비백산이 돼 벗어났다"고 덧붙였습니다.
물자보급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곳은 되게 풍족하고 어떤 데는 아예 부족하다"며 "한쪽에서는 트럭채로 물이 쌓아져 있어 사람들이 많이 가져간 반면 산등성이에 있거나 접근하기에 불편한 곳은 찾아다니며 나눠줘야 될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현지시각) 생존자들이 생필품 부족 등으로 위기에 몰렸다고 우려했는데요. 수도와 전력, 통신공급이 모두 중단된 상황에서 주민들은 상당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호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