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금주 국내증시는 지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관망세가 확산할 전망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이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CPI가 예상치를 넘어서게 되면 재차 긴축에 대한 우려가 가중될 수 있어섭니다. 증권가에서는 일시적인 조정에 따른 차익 실현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 CPI 결과에 따라 주가 향방 결정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밴드는 2450~2580선으로 집계됩니다. 지난주 코스피는 -0.43% 하락했습니다. 이번주 CPI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현지시간 14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의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6.2%로 전월(6.5%) 대비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은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낙관론이 강한 상황"이라며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움직여줄 것이 비교적 확실한 3월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까지는 이런 낙관론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예상치에 부합하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 증시엔 긍정적 재료가 될 것이란 진단입니다.
다만 예상치를 넘어서는 CPI 결과에 대해선 경계해야 합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그간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모습에서 다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주 1월 고용보고서가 나오고 시장과 연준과의 괴리가 좁혀졌는데, 이번에 둔화하는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 나오면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소비자물가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주가)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긴축 발언이 나온 이후라 물가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는 증시가 단기적으로 빨리 올랐기 때문에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많이 오르는 종목은 차익실현을 실현하고, 새로운 모멘텀이 붙을 수 있는 것은 단기 트레이딩을 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CPI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이번주 증시 대응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겠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CPI의 벽을 넘으면 오는 15일에는 미국의 주요 실물 경제 지표인 1월 소비 판매와 산업생산 지수도 발표됩니다. 특히 소비 판매 지수가 둔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요. 미국의 소비판매의 경우 2개월 연속 -1%대의 감소해 반등이 점쳐지고 있죠. 소비 경기 하락 여부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과 매우 밀접한 변수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을 언급하며 잇따라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해당 지수를 통해 실질적으로 감원 행보가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 글로벌 유동성 증가는 호재
중국 내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인 인바운드(국내유입) 증가 역시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숨 고르기를 하는 상황에서 화장품, 호텔, 면세점을 장기적 접근으로 매수할 수 있는 업종으로 꼽았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요. 3월에 예정된 양회에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가 진행 중인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1월 중국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한화로 약 26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 정책과 더불어 일본 역시 완화적인 통화 정책 지속이 전망되고 있죠. 김영환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과 자금 집행을 충분히 하지 못한 기관투자자 대기 자금 등 수급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 요인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급요인에 따른 주식시장의 강세가 연장될 수 있다고 판단해 단기 조정 발생 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했습니다.
신중해서 나쁠 것 없는 한주
불확실성이 높은 전환기인 만큼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는 등 1분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새롭게 투자하는 사람들은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면서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 연준과 시장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시장 기대를 조금만 벗어나도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면서 "단기적인 신호나 언급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경제 신호들을 넓고 깊게 흡수하고 조금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주 유망업종으로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철강·비철금속 등을 제시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