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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3%대…주담대 금리 더 내려간다
시장·예금금리 하락에 두달 연속↓
입력 : 2023-02-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은행권 신규 대출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변동형 대출금리 산정 기준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는데요. 코픽스 하락폭만큼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도 이르면 16일부터 낮아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고금리에 따른 은행의 '돈 잔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대출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1월 코픽스 3.82%…전월대비 0.47%p↓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의 준거 금리인 코픽스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령을 내리면서 지난해 11월 5%대까지 치솟았던 예금금리가 3%대까지 내려오자 코픽스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 대비 0.4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코픽스는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입니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합니다
 
은행들은 이달 16일부터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코픽스 하락 폭만큼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각각 △변동형 주담대 연 4.86~6.40% △전세대출 4.30~6.50% △신용대출 5.22~6.48%입니다. 지난달 15일 기준 △변동형 주담대 연 4.71~7.41% △전세대출 4.45~6.65% △신용대출 5.45~6.91%인 것을 고려하면, 변동형 대출금리 상단이 각각 1.01%포인트, 0.15%포인트, 0.48%포인트 하락한 수치입니다.
 
코픽스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이 안정돼가고 예적금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픽스 역시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장금리 하락 지속 전망
 
시장금리 안정화와 코픽스 하락, 대출 차주 이자부담 경감을 위한 은행들의 금리 하향 조정 등이 포개진 결과입니다. 이달 초만 해도 변동형 은행 주담대 상단금리는 8%대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10일 기준·1년제)는 연 3.35~3.62% 수준입니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최고 5%를 넘어서 정점을 찍었으나 3개월 새 1.40%p 이상 떨어졌습니다.
 
정기예금 금리 하락은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내림세 때문인데요.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7일 5.107%에서 지난 9일 3.596%까지 내려왔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0.25%p)에도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져 수신금리에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은행의 공공성을 이유로 대출 차주 지원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 강도가 더 세지고 있어 대출금리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국민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은행의 공공성을 이유로 차주 지원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 강도가 강해진 셈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전날 임원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 서민·중소기업 차주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통화 정책·유동성 규제 변수
 
다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금융당국이 95.2%로 완화해줬던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오는 6월 종료됩니다. 은행권이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신금리를 올리거나 은행채 발행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지도 변수로 작용합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올리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기준 물가상승률은 5.2%를 기록하며 한은 목표치인 2%를 뛰어넘은 상태인데요. 지난달 금통위원 중 절반은 기준금리 최종 수준이 3.75%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대출금리 하락에도 가계대출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둔화와 고금리 부담, 부동산 및 증시 침체로 빚을 내려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1053조4000억원)은 전월 말보다 4조6000억원 줄어 통계 작성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1월 가계대출 동향을 봐도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주담대 잔액은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전월보다 감소(6000억원)했습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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