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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기연 세종 이전 놓고 불통…실장급 5명 '보직 사퇴'
노조 "오동윤 원장의 통보식 경영에 불만 누적"
입력 : 2023-02-16 오후 4:24:47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서울을 떠나 세종으로 이전하기로 한 가운데 이에 대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기연 연구위원들은 논의나 설명 없이 '통보'식으로 이뤄지는 결정들에 오래 전부터 불만을 품어왔다고 입을 모읍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현판. (사진=중기연)
 
16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지난 14일 중기연 보직자 대부분이 보직을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기연 펠로우협의회에 따르면 중기연에는 실장급 이상이 6명인데 경영지원실장을 제외한 5명이 총사퇴에 동의하고 14일 사퇴했습니다. 펠로우협의회는 공식 단체는 아니지만, 중기연의 부연구위원 상위의 연구위원 36명이 모여서 논의하는 모임입니다.
 
지난 8일 펠로우협의회는 오동윤 중기연 원장을 상대로 일련의 진행사항을 중지하고 재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했습니다. 사과를 요청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무런 연락과 조치가 없어 보직자들이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사퇴 수락 여부는 오 원장의 결정에 달린 상태입니다.
 
중기연 노동조합과 펠로우협의회 모두 이번 사퇴 문제는 단순히 세종 이전에 대한 불만 탓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인지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빠져있는 데다, 이전 시 협의해야 할 최소한의 사안에 대한 논의도 없어 소통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펠로우협의회 관계자는 "단순히 이번 사안 때문에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오 원장 취임 이후 독단적인 결정을 많이 했다. 그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오 원장 취임 이후부터 발생했던 문제"라며 "직원 징계가 많았고 여러모로 직원들의 갈등을 유발하는 방식이 빈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기연 노조는 오는 3월까지 세종에 분원을 설치하고 내년까지 이전을 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노조 측은 국가 정책에 의한 지방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소통 방식에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채희태 중기연 노조위원장은 "세종 이전에 관련해서는 올 초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기사를 보고 사실을 아는 수준"이라며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협의나 합의, 설명도 없었다. 이 부분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채 위원장은 "단체교섭을 시도했고, 사측에서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줬지만 다른 언론 기사들을 통해서 확정적인 기사가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사측의 단체교섭 수용이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조 측은 세종 이전과 관련한 소통과 더불어 거주 여건, 근로 조건 등에 대한 협의나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오 원장이 나서서 직접 직원들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연유로 중기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한 연구위원은 "세종 이전을 떠나서 일부 경영진이 통보하듯이 경영을 해왔다. 2년 동안 쌓은 것들이 터진 것"이라며 "세종 이전에는 모든 연구위원들의 거주권, 기본권이 달려있는 만큼 협의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중기연은 지난해 중기부의 씽크탱크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 아래 세종에 중기부 지사 격으로 'C센터'를 개소한 바 있습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오 원장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중기연 노조는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거친 후 조합원들과 의견을 나눈 뒤 새로운 성명서를 작성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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