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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목사도 지원…직원들 "혼란 우려"
입력 : 2023-02-23 오후 6:15:0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경선 레이스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이제 시장의 눈은 33인 경선 레이스로 쏠리고 있습니다. 33인 중 유력 후보로도 지명되는 사외 인사 가운데 일부는 정보통신기술(ICT) 비전문가이거나 ICT 시장을 오랜 기간 떠난 '올드보이'로 꼽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그 중에는 현재 경기도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인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T 대표이사 공개경쟁 모집에 지원한 김기열 전 KTF 부사장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좋은나무교회의 담임목사를 맡고 있습니다. 23일 기준 해당 교회 홈페이지에도 김 전 부사장의 목회 활동이 소개되고 있죠.
 
목회 활동 전 김기열 후보자는 KT경영연구소장 상무를 역임한 뒤 KTF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지냈습니다. 이른바 KT맨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요.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선거대책본부 산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ICT희망운동본부장을 지낸 이력도 있어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한편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의 조카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김장환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시절,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극동방송국에서 비공개로 만나면서 화제에 오르기도 했었죠.
 
김기열 목사를 소개하는 교회 홈페이지(오른쪽)와 블라인드 앱 내용(왼쪽). (사진=교회홈페이지 및 블라인드 앱 캡처)
 
이같은 사실이 이날 직장인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통해 내부에 알려지면서 KT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입니다. 올라온 글들을 보면 "현타오는 회사네", "최소한 10년 다닌 사람들만 지원하게 해라" 등의 반응이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도 시장과 업계에선 전문성이 결여된 대표가 선출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기술이 시장의 중심이 되고, 기술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관련 업계를 오랫동안 떠나있던 이들이나 아예 해당 분야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 자리해 KT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것입니다. KT 한 직원은 "KT가 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도 말했습니다. 
 
구현모 대표가 차기 대표 후보자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구체적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구 대표가 연임 의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퇴를 결정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권의 보이지 않는 사퇴압박이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소유분산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 국민연금, 나아가 대통령까지 강조하는 상황에서 연임에 대한 의지를 고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민영화 21년째지만 이처럼 KT는 차기 수장 찾기에 나설 때마다 각종 잡음에 시달리는 모습입니다.
 
한편 KT 이사회는 23일 구현모 대표의 후보자 사퇴를 발표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사회는 20일까지 사외후보 18명의 지원을 받았고, 사내후보 16명을 포함해 34명 후보를 살펴보는 중이었습니다. 이사회는 이제 구현모 대표를 뺀 33인 가운데 대표이사 후보자 심사 대상자를 28일 선정할 예정입니다. 다음달 7일께 새 최종 후보를 발표하고,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 선임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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