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김지영 기자] 소비자 물가가 4%대로 내려왔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국제유가 추이,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올랐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개월 만에 4% 후반대로 둔화했지만 피부로 와 닫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부문별 불안 요인이 여전해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여전히 물가수준이 높아 민생부담이 큰 만큼 정부는 물가 둔화세가 가속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즉, 여전히 고물가로 판단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주요 변수로는 중국의 경제 활동으로 인한 요인과 국제유가 추이, 공공요금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가 하루 158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 원유 수요가 2021년 1530만배럴에서 2022년 코로나19 봉쇄로 1520만배럴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리오프닝으로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도 조금 상승 움직임이 있는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올랐습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펌프잭 모습. (사진=AP/뉴시스)
기획재정부 측도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품목의 가격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물가 압박 요인과 관련해 정세은 충남대학교 교수는 "겨울이 지나서 에너지 수요가 약간 줄었고 또 시장이 약간 적응을 했기 때문에 에너지 쪽은 그렇게 심하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중국이 에너지 말고도 전 세계 광물 자원을 장악하고 있어 리오프닝에 따른 위험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에 전 세계가 공급망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중국 경제가 전 세계 자원을 빨아드리는 기미가 있으면 부정적인 측면이 조금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나라 물가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일단 그쪽 수요가 먼저 살아나는지를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리오프닝에 따른 물가 영향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가 될 것 같고 내년쯤에야 영향이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내려오는 것은 올해 7~8월은 돼야 할 것 같다"고 예측했습니다.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에 대해서는 "동결하면 아무래도 물가 관리는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공공요금을 다시 올리게 되면 물가 상승을 끌어올릴 여지는 있는데, 공공요금을 제외한 다른 물가가 빠질 것이라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올랐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택가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된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김지영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