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200억원대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구속 기로에 섰습니다.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타이어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싸게 사는 방식으로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를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 입니다.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조현범 회장에 대한 구속심사를 열었습니다. 검은 마스크를 쓰고 법원에 출석한 조 회장은 "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되거나 다음날 새벽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계열사 MKT 부당지원 관여한 배임 혐의
조현범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으로 MKT 자금 130억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를 받고 있습니다.
또 비슷한 시기에 회삿돈 수십억원을 유용해 개인 집수리와 외제차 구입 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도 있습니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일 검찰은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익 추구성이 강해 죄질이 불량하고 증거인멸 정황이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했습니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정부 출범 후 첫 대기업 오너 구속영장 청구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 오너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현 정부 들어 처음 구속되는 대기업 총수란 불명예를 안게 됩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계열사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MKT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말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으로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300만 원을 부과하고 계열사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당초 공정위는 조 회장을 제외한 두 법인만 고발했으나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한 추가 고발을 요청해 지난 1월 공정거래밥 위반 혐의로 고발이 이뤄졌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