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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바닷물을 식수로'…해수담수화 선박, 가뭄 섬에 '생명수'
세계 최초 자항식 해수담수화 선박 가보니
입력 : 2023-03-1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이제 바닷물도 마실 수 있어요."
 
<뉴스토마토>가 지난 15일 전남 목포 삼진부두 앞바다를 찾았을 당시 현장 관계자가 해수를 한잔 건낸며 던진 말입니다. 일반적인 물 맛과 다를 바없던 '해수 한잔'은 해수담수화 과정을 통해 얻어집니다.
 
해수담수화란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직접 사용하기 힘든 바닷물로부터 염분을 포함한 용해물질을 제거해 순도 높은 음용수 및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을 얻어내는 일련의 수처리 과정을 말합니다. 
 
특히 삼진부두 앞바다에는 해수담수화 플랜트 선박인 '드림즈호'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드림즈호는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2018년부터 개발이 시작됐고 지난해 2월 진수한 세계 최초의 자항식(자체 동력으로 항행) 해수담수화 선박입니다.
 
'드림즈호'는 바닷물을 끌어올려 염분이 없는 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사진은 바다에 떠 있는 드림즈호 모습. (사진=국민대학교 DREAMS연구단)
 
드림즈호(DREAMS)는 '탄력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이며, 진보적인 이동식 시스템에 의한 담수화'라는 의미의 'Desalination by Resilient, Energy-efficient, & Advanced Mobile System'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해당 선박은 길이 70.9m, 너비 24m, 총톤수 1800톤(t)으로 300㎥/일 이상의 해상 담수생산 설비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루 60㎞~70㎞의 해상을 이동하면서 300톤의 담수화 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물이 부족한 해안이나 섬 지역에 공급이 용이합니다. 드림즈호는 이동하면서도 물을 여과해 식수를 생산할 수 있어 전남과 광주 등 남부 지방의 극심한 가뭄 지역 대응에 탁월합니다.
 
환경부가 가뭄지역에 해수담수화 선박 투입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드림즈호 지하로 내려가니 각종 수처리 시설이 눈앞에 들어왔습니다. 수처리 시설은 바닷물을 배 아래에서 취수해 70기압으로 압력을 가하고 역삼투압방식의 여과기를 통과시킵니다.
 
해당 처리 과정으로 바닷물의 소금기는 거의 사라지고 30피피엠(ppm)정도의 미네랄 등만 남게 됩니다. 여과된 물은 염소 소독을 거쳐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식수로 바뀝니다.
 
선체안에는 식수 700톤가량을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도 갖춰져 있었습니다. 선박갑판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도 눈에 띕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15일 전남 목포 삼진부두 앞바다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 선박인 '드림즈호'를 둘러봤습니다. 사진은 드림즈호의 수처리 시설. (사진=뉴스토마토)
 
드림즈호 선박 건설에 참여한 이상호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여과기를 가동하는데 들어가는 전기에너지를 10%가량 줄였다"며 "기존 국내 섬에 설치된 해수 담수화 시설에 비해 에너지 비용이나 인건비가 적게 들어 15% 이상 물 생산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림즈호는 지난 10월 연구개발 실증화의 첫 단계로 여수시 대두라도에 총 103톤의 물을 시범공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완도에서 가장 식수난을 겪는 소안도에 5일 동안 600톤의 물을 공급했습니다. 1월에도 10일간 1200톤의 물을 한차례 더 공급했습니다. 
 
이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뭄이 심각하다. 임해 도서 등 사각지대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것이 저희 연구단 출범 배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도서 지역에 지하수 시설, 해수담수화 시설이 있지만 노후화됐고 해수담수화 시설은 유지관리가 까다롭다. 선박에 탑재해서 물을 공급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동식 담수화 플랜트 기술은 최근 수출 산업으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 이동식 담수화 플랜트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어 선제 개발하려고 한다. 실제 운영을 하다 보니 많은 국가에서 관심을 갖는데 특히 아프리카, 동남아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수출과 연계하는 작업 중이다. 조만간 좋은 소식 기대해도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15일 전남 목포 삼진부두 앞바다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 선박인 '드림즈호'를 둘러봤습니다. 사진은 담수화수를 내보내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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