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 생활자금이 부족했던 A씨는 30만원을 빌리기 위해 한 대부업체를 찾아갔습니다. 해당 업체로부터 A씨는 채무불이행 내역이 있다는 이유로 알몸 사진을 요구받았는데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A씨는 결국 돈을 빌리기 위해 알몸 사진을 전송했고, 3주 뒤 원금을 포함해 100만원을 갚았습니다. 하지만 미등록 대부업체였던 해당 업체의 대부업자들로부터 원금 30만원을 별도로 갚지 않으면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당했는데요, 이러한 수법으로 연 4000%가 넘는 고리 이자를 수취한 대부조직원들에게 당한 피해자는 3500명에 달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성 착취 추심 등 신종 추심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불법 채권추심 피해상담·신고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금감원에 따르면 성착취 추심 등 불법 채권추심 관련 피해상담·신고 건수는 올해 1~2월 중 271건에 달했습니다. 지난해(1109건) 같은 기간(127건)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규모이며, 지난 2021년(867건) 동기간(111건) 이후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겁니다.
불법업자들은 채무자의 온라인 비대면 대출을 위한 인증 절차 또는 채무상환능력 심사 과정이라고 속이면서 자금 융통 조건으로 지인 연락처 목록, 사진 파일, 그 외 상세 개인정보를 담보물처럼 요구하거나 채무자 스마트폰에 파일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해 연락처 일체와 얼굴이 보이는 사진파일을 수집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차용증에 제때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채권을 받아내겠다는 내용을 넣고 본인 사진과 함께 촬영해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채무자의 얼굴 사진을 음란물 등에 합성한 뒤 SNS에 게시하겠다고 하거나, 상환 기일 연장을 조건으로 성 착취 사진·영상을 촬영하도록 하는 요구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액·급전 필요시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고 주소록·사진 파일·앱 설치 등을 요구하면 대출 상담을 즉시 증단하라"며 "거래 상대방이 등록대부업체인지 확인 후 거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불법추심 피해 발생(우려) 시 금감원이나 경찰에 신고하고 이후 무료 지원 제도를 활용하라"며 "성 착취 추심 등 유포된 성 착취물은 삭제를 요청하라"고 안내했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10월 말까지 경찰청과 함께 성 착취 추심 등 불법 채권추심 측별 근절 기간을 운영합니다. 실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등록대부 및 불법 채권추심 등 불법사금융 범죄 규모는 2085명, 53억원 규모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