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가계와 기업의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서 25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지난 1월 통화량이 9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00bp(1bp=0.01%p 인상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장기 추이(원계열·전년동월대비 증감률)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3년 1월 통화 및 유동성'통계에 따르면 평균 광의통화량(M2, 계절조정계열기준·평균 잔액)은 380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6조7000억원(0.2%) 줄었습니다.
M2의 감소는 지난 2013년 8월(-0.1%) 이후 처음인데요, 증감률도 지난 2011년 1월(-0.3%)이후 가장 낮습니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통화량이 전월(11월)보다 0.2%감소했다고 밝혔으나 기초자료 보완, 정기계절 변동 조정(2018~2022년 대상)등으로 지난달 수치가 0.1% 증가로 변경됐습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는 현금·요구불 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과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금융상품을 포함합니다.
상품별로 보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정기 예·적금에 18조9000억원이 들어왔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에선 25조8000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통계 작성(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감소액인데요,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에 있던 자금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 예·적금으로 이동한 데 따른 영향입니다.
이와 함께 주식 및 채권 투자 수요가 회복으로 MMF와 수익증권은 각각 15조4000억원, 4조2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의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4조6000억원이 줄었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선 비은행예금취금기관의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14조7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단기 자금인 협의통화(M1·계절조정계열)은 1207조원으로 결제성 예금이 크게 줄면서 지난달보다 33조4000억원, 2.7% 감소했습니다. 지난달(-1.9%)에 비해 감소폭을 키운건데요, 지난해 6월(-0.4%)이후 8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 즉, 금리를 더 주는 예적금으로 움직인 영향이 작용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액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인 것이 1월의 가장 큰 특징"이며 "연초 특성상 부가세 납부와 비용 처리 등 일시적인 자금이 많이 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정기예·적금이 증가한 것은 1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금리가) 은행 3.87%,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5.2%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