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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 40% 청년 펀드, 미래 고객 확보 '미지수'
운용사들 잇따라 펀드 상품 출시
입력 : 2023-03-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청년층 자산 형성을 위해 큰 폭의 세제 혜택을 부여한 펀드 출시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운용사들이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펀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수로 가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혜택 대비 위험 부담이 크고, 오는 6월 청년도약계좌 도입으로 수요가 분산돼 호응을 얻기에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MZ 잡아라…운용사, 판매 총력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KB,한화, NH아문디, 트러스톤, 다올, IBK 투자증권 등은 청년 소득공제 장기 펀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은 펀드에 MZ를 내건 '한화MZ픽' 판매를 지난 21일부터 시작했는데요, △그린테크 △한국&K리츠 △한국&아시아 △한국&미국 △한국4차산업혁명 펀드로 구성돼 있습니다.
 
KB와 IBK자산운용은 지난 20일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KB가 출시하는 청년펀드로는 'KB 지속가능 배당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 'KB 지속가능 배당 50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 'KB 한미 대표성장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 'KB 한국 인덱스 50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 등이 있습니다. IBK자산운용은 증권시장의 대표적인 지수인 KOSPI200지수의 수익률 추종을 목적으로 하는 인덱스펀드인 'IBK KOSPI200 인덱스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를 선보였습니다. 
 
미래에셋, NH아문디, 트러스톤, 다올운용은 지난 17일 나란히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미래에셋은 주식형인 '미래에셋코어테크 청년소득공제', '미래에셋장기포커스 청년소득공제' 펀드와 주식혼합형인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청년소득공제'를 내놨습니다. '미래에셋코어테크 청년소득공제' 펀드는 정보기술(IT) 업종인 반도체, 2차전지와 성장주인 인터넷, 소프트웨어에 집중적으로 투자합니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청년소득공제'펀드의 경우 국내 우량기업 우선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데 주식, 채권, 옵션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배가한 멀티에셋 전략을 활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청년층의 장기투자 상품이라는 특징을 고려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는 'NH아문디 한국미국성장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증권투자신탁'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중소형주 모펀드에 55% 이상, 글로벌혁신기업 모펀드에 40% 미만으로 투자하는 모자형 펀드입니다. 이밖에 트러스톤자산운용, 다올자산운용 등도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선보였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의 청년소득공제펀드 '한화MZ픽'. (사진=한화자산운용)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는 청년 자산 형성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상품인데요, 사회 초년생의 종잣돈 마련을 위한 취지로 시행됩니다.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금액이 38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 대상입니다. 펀드에 가입하면 납입 급액의 40%를 소득 공제해주며, 납입 한도는 연간 600만원으로 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무 유지 기간인 3년간 월 50만원씩 납입한다면 최대 72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이 가능한 것이지요. 가입 기간은 3~5년입니다. 다만 3년 이내에 펀드를 팔면 납입금의 6.6%의 해지 수수료가 발생하게 됩니다. 

"좋은 선택지" 대 "매력 적다" 의견 갈려 
 
업계에서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경우 주택종합저축을 제외하고 소득공제가 유일한 펀드인 만큼 주식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받는 만큼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방어율이 올라가니 수익을 내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함께 가입하면 수익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6월부터 도입되는 청년도약계좌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개인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 기여금이 차등적으로 지급되고 이자소득에는 비과세 혜택이 적용됩니다. 가입자는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고 만기는 5년입니다. 매달 70만원씩 적금을 내면 일년에 28만8000원의 정부 기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다만 만기가 5년으로 길어 장기적으로 돈을 묶어 놓고 싶지 않은 경우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가 매력적일 수 있는데요. 그러나 해당 상품 역시 3년인 데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는 미지수입니다. 30대 초반 A씨는 "1년만 지나도 세상이 변하는데 긴 기간 동안 (가입을) 유지하 게 힘들지 않겠냐"면서 "자산 가격과 물가 낮추는 게 더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청년형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 원금 손실 우려까지 있는데요. 최소 가입 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해지할 경우 납입금의 6.6% 수수료를 내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원금이 보장되고 연 10%대 금리 효과가 있는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했을 때도 큰 매력이 없기도 하지요. 납입액의 40% 이상을 국내 증권시장 내 상장 주식에 투자해야 해 선택의 폭이 크지 않습니다. 또, 위험을 감수하고 펀드에 돈을 넣을 만한 자금의 여유도 없는 상황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판매 초기라 잘된다 안된다 여부를 논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큰 호응이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펀드에 대한 관심이 워낙 적은 데다 원금손실이라는 같은 위험이라면 오히려 직접 투자에 나서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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