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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하이라이트, 현대차와 DB하이텍
입력 : 2023-03-30 오후 2:33:48
KT 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최근 기업 주총에선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두가지 있었습니다.
 
우선 KT 주총을 앞두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반기를 든 점입니다. 현대차는 결국 자진 퇴진한 윤경림 사장 후보를 반대했었습니다. 주요 현안에서 이사회가 대주주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의제기 한 것입니다. 현대차는 KT 2대주주이며 1대주주인 국민연금 편을 들었습니다.
 
현대차는 29일 또다시 KT 주총에서 재선임 대상인 사외이사 3명에 대해 반대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현대차는 4.69%, 현대모비스는 3.1%씩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T 사외이사는 이강철, 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사퇴했고 김대유, 유희열 사외이사도 자진 사임했습니다. 내부 절차를 걸친 대표이사 후보가 정부, 여당과 국민연금의 반대에 휩쓸려 나가 공석이 된 상황에서 사외이사진이 대거 물갈이될 상황입니다.
 
앞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지난해 9월 KT와 자사주를 교환해 상호주를 형성했습니다. 현대차가 1.04%, 현대모비스가 1.47%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대신 KT가 양사에 각각 4.6%, 3.1%씩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자사주 교환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의 맞교환으로 우호주를 형성하면서 소액주주 의결권을 희석시키는 문제가 지적됩니다. 소위 자사주 매직에 속하는 편법입니다.
 
그런 비판을 무릅쓰고 KT가 자사주를 교환했으나 결과는 역효과를 냈습니다. 자사주가 우호주가 아닌 적대주로 돌아온 셈입니다. 기존에 자사주를 교환했거나 고려했던 기업들은 신경쓰일 만한 선례를 남겼습니다. IRA 등 통상현안이 많아 정부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현대차가 국민연금 편을 든 것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DB하이텍은 29일 소액주주 반대를 무릅쓰고 팹리스 부문 물적분할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습니다. TSMC와 경쟁하는 삼성전자의 약점이 고객사인 팹리스 영역에 발을 들이고 있는 부분입니다. DB하이텍도 이런 부분을 꺼려 물적분할을 단행한다고 설명해왔습니다.
 
그런데 물적분할해도 100% 자회사는 모회사와 한몸처럼 인식됩니다. 분할했다고 해서 고객사들이 DB하이텍에 기밀 유출 염려가 없다고 안심할지 의문입니다. 분할 목적이 진정 그것이라면 분할한 회사를 팔아야 달성 가능합니다. 물적분할했던 회사들이 매각된 사례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DB하이텍도 그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5년내 상장은 없다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을 보면 매각할 계획도 없어 보입니다. 5년내 없다면 그 이후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인지, 애초 분할 않겠다고 했던 결정도 번복했던 만큼 주주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가 앞으로 쉽지 않을 듯 보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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