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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확산…금·채권 안전자산 '주목'
"주식보다는 채권이 더 매력"
입력 : 2023-04-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튼튼했던 고용시장에 금이 가기 시작한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R의 공포라고 부리는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반등하던 국내증시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투심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시장에 주목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KODEX 골드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11%대 상승율을 보였으며 'KODEX 은선물(H) ETF'는 25%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들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과 은 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상품입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수요가 몰립니다. 만기 20년 이상의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인 TLT는 연초 대비 9% 가까이 올랐고, 만기 20년 이상의 장기채 3배 레버리지 ETF인 TMF는 20% 넘게 급등했습니다. 
 
원화대비 달러·엔화·유로 환율그래프.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우리은행)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올초 1260원대 였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18원에 거래를 마쳤고요. 950원대 였던 원·엔도 1002.85원에 마감했습니다. 1340원대였던 원·유로는 1437.43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금과 채권 및 외환시장에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주식, 상승 모멘텀 안보여" 
 
최근 나온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지난 3일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3으로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채용 공고도 993만 건으로 전월 치(1056만건)보다 63만 건 줄었습니다. 21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2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최근 4개월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2월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705억달러(약 92조5000억원)로 전월보다 2.7%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미국 수입과 수출이 나란히 감소한 것으로 경기둔화의 신호로 해석됩니다. 미국 내수는 물론 글로벌 상품·서비스 수요가 동시에 줄어들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기업실적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국내증시가 부진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국내증시가 저평가이지만 상승할만한 모멘텀이 없다"면서 "이번 3월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13.6% 줄어든 점과 수출 품목 중 자동차를 제외하고 향상된 것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미국 제조업 PMI 지수가 한국 수출에 선행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국내증시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입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고용 둔화 우려와 ISM 서비스업지수가 크게 위축되자 경기 침체이슈가 지속되며 낙폭을 확대했다"면서 "특히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소비 감소와 그에 따른 경기 둔화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분기에도 산업금속과 귀금속 섹터의 동반 상승 여부가 가장 주목되고 올해 원자재 톱픽인 이들 섹터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금과 구리 가격의 동반 상승은 양대 금속의 특성을 모두 보유한 은으로 대량 투자자금을 유입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대표는 "외국인들 입장에서 한국증시가 선호되는 시장은 아니다"면서 "현재 미국 뱅크런 우려로 투자자금이 들어갈 곳이 금, 채권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금리동결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금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올라간 것으로 봤습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봐야한다"면서 "주식보다는 채권이 더욱 매력도가 높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며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금가격 상승도 결국엔 금리인상을 못하는 시나리오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연내 주식시장 모멘텀은 불확실하단 전망입니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 같은경우는 3월까지 연준 금리정책에 영향을 받았었는데 이제 경기침체가 오게 되면서 기업들의 이익과 매출에 타격이 갈 것"이라며 "최근 미국 주식이 에너지 섹터를 제외하고 경기방어주 같은 유틸리티 업종 중심으로 올라간 반면 대다수 하락했던 것도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은 차트. (사진=키움증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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