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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테마주, 주가급등 후 대규모 자금조달
챗GPT 대장주 올해 300% 오른 셀바스AI, 790억 유증 결정
입력 : 2023-04-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올해 300% 가까이 급등한 셀바스AI(108860)가 약 790억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섭니다. 연초 이후 돌풍을 일으킨 챗GPT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알려지며 주가가 급등하자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셀바스AI에 이어 다른 인공지능(AI)챗봇 관련주들도 급등한 주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설 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연초 대비 AI 관련주 주가 상승률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국내 1호 AI 코스닥 상장 기업 셀바스AI의 주가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말까지 5000원 안팎에서 횡보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Open AI가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를 공개한 이후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엄청났습니다. 최근 다소 하락했음에도 올해 672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7일까지 295.09% 상승한 것이죠.
 
300% 가까이 주가가 오르자 셀바스AI는 유상증자에 나섰습니다. 지난 7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400만주를 발행한다고 밝혔죠. 예정발행가는 1만9710원으로 총 788억4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입니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운영자금 769억3000만원, 채무상환자금 19억1000만원입니다.
 
약 79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은 셀바스AI의 시가총액 5976억원의 13%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매출액,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큰 규모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셀바스AI의 지난해 매출액은 508억6920만원, 영업이익은 49억9140만원입니다. 즉,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이 한해 매출액보다 크고 영업이익의 16배 정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규모 유증인 만큼 지배구조 관련 이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셀바스AI의 최대주주인 곽민철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11.82%(266만96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13.60%(306만96주)에 그칩니다. 현재 보유 지분율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유상증자에 약 10% 내외로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증 이후 최대주주가 10% 초반의 적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 적대적 M&A 등 경영권 취득 시도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셀바스AI는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황금 낙하산(golden parachute)'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셀바스AI의 정관 제 40조(이사의 보수와 퇴직금)에는 '이사가 임기 중에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인하여 해임된 경우 회사는 통상 퇴직금 이외에 퇴직보상금으로 대표이사에게 200억원을, 이사에게 50억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라는 황금 낙하산 조항이 있습니다. 3년 전에 이미 마련한 황금 낙하산으로 곽민철 대표는 적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권 변경 문제에 대해선 고민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주들의 실망감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유증결정 공시 이후 10일 셀바스AI의 주가는 장중 19%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대규모 유증을 발표해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특정 주체를 대상으로 투자를 받는 3자배정 방식이 아닌 주주배정후 일반공모 방식을 택한 것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셀바스AI가 일반공모로 유상증자를 한 이유에 대해서 잘 파악이 안된다"며 "일반공모 유증은 투자자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듣는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기업 입장에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때 사용하는 카드로 알고 있는데 이번 유증은 규모도 큰 편이라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셀바스AI 관계자는 "AI의료, AI교육, 메타로빌리티 등 인공지능 혁신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 보유중인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라며 "회사가 한 번 더 성장하기 위해 새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장기투자자들의 경우 이러한 부분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두고 투자 의견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셀바스AI에 이어 챗GPT, AI챗봇 등과 관련이 있는 다른 기업들의 유상증자 여부도 주목됩니다. 셀바스AI를 제외하고 국내 증시에서 올해 급등한 AI챗봇 관련주로는 브리지텍(064480)(170.15%), 솔트룩스(304100)(93.22%), 이수페타시스(007660)(87.39%), 마인즈랩(377480)(46.84%) 등이 있습니다.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유증을 선택하면 역시 적지 않은 투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실제 자금 조달 여부에 대해선 현실 가능성이 적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현재 급등 중인 주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자금 조달의 목적이 불명확하다면 오히려 주주들의 공분을 살 수 있어섭니다.   
 
또 다른 연구원은 "현재로선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셀바스AI의 주가의 주가가 꺾인 것을 봤을 때 다른 기업들이 일반공모 유증을 단행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브리지텍, 솔트룩스, 이수페타시스 등 기업 관계자들도 <뉴스토마토>의 유증 계획에 대한 질문에  "향후 유증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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