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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일정 늦춘 나라셀라, 공모가 낮추나
피어그룹서 루이비통 지우고 공모 일정 한달 연기
입력 : 2023-04-14 오후 3:40:55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나라셀라가 공모가 수요예측일을 하루 앞두고 공모 일정을 미뤘습니다. 최근 공모가 논란이 불거지자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대상 기업을 변경한지 3일 만에 일정을 미룬 건데요. 향후 나라셀라가 공모가를 조정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입니다.
 
나라셀라 변경된 공모 일정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와인 수입 및 국내 유통 전문 기업 나라셀라는 올해 코스닥 상장에 돌입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내 와인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이기 때문인데요. 와인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호황을 누린만큼 나라셀라의 IPO에 투자자들은 주목했습니다.
 
와인 유통에만 그치지 않고 와인복합문화공간,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 리테일 매장 확대, 디지털 온라인 판매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상장에 나섰는데요.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나라셀라는 지난달 1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번 공모에서 나라셀라의 총 공모 주식수는 145만주이고 희망공모가 밴드는 2만2000~2만6000원입니다. 공모를 통해 319억~377억원을 조달하고 예상 시총은 약 1416억~1674억원입니다.
 
공모금액은 주로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에 사용됩니다. 50억원은 프랑스, 미국의 오픈 마켓을 통해 고가 와인을 매입하는 등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우선적으로 투자합니다. 아울러 리테일 매장 확대에 20억원, 물류센터 구축에 15억원 등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자금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야심차게 공모에 나섰지만 최근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희망공모가 산정에 있어 선정한 유사회사 중 국내에선 롯데칠성음료, 해외에선 명품 기업 모에헤네시루이비통(LVMH)을 목록에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나라셀라의 희망공모가 주가수익비율(PER)은 할인율을 적용해도 롯데칠성(11.9배)보다 높았습니다. 국내 대표 주류 기업보다 높은 수준에 고평가 논란이 생겼습니다. 루이비통의 경우 주류 사업을 하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이 8.9%밖에 되지 않아 목록에 들어가기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죠.
 
이에 나라셀라는 지난 10일 유사회사 선정 목록을 수정했습니다. 유사회사 선정에서 사업 유사성을 판단할 때 주류 관련 매출이 50% 이상인 회사 등의 검토기준을 추가했는데요. 결국 롯데칠성은 주류 매출이 29.2%, 루이비통은 주류매출이 8.9%로 최종 선정 목록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럼에도 희망공모가 밴드는 이전과 같은 2만2000~2만6000원이었습니다. 오히려 PER은 선정 목록 수정 전 23배에서 수정 후 23.22배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즉 공모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공모가 조정은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셀라는 14일 기관수요예측일을 하루 앞둔 13일 공모 일정을 한달 뒤로 미뤘습니다. 수요예측일은 다음달인 5월 16~17일에 이뤄지고 공모가 확정은 같은달 19일, 청약과 납입도 5월말에 진행됩니다. 3일 만에 공모 진행 사항이 두 차례 변경되자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모가로 인해 상장에 차질이 생긴 경우는 당장 올해 오아시스가 있습니다. 오아시스는 지난 2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기관은 희망공모가밴드 3만500~3만9500원 하단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오아시스는 상장을 철회했죠.
 
희망공모가보다 수요예측 결과가 낮으면 지분을 보유 중인 벤처캐피탈(VC)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투자 손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오아시스의 지분 11.77%를 보유한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공모에 반대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나라셀라도 지분 24.85%를 보유 중인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의 의견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아시스 외에도 공모가 논란을 빚은 기업은 과거 크래프톤(259960)이 있습니다. '배틀 그라운드' 게임으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2021년 공모를 진행하며 희망공모가 거품 논란이 있었습니다. 비교 대상으로 내세운 기업에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이 들어가며 공모가가 커지자 이후 두 기업을 제외하며 공모가를 하향 조정했죠.
 
하지만 나라셀라는 공모가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경우 조단위 시총이 예상되는 기업이었지만 나라셀라는 그 정도 규모는 아니다"라며 "와인이라는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기관 예측에서도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은 나올 전망이고 상장까지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주로 언급된 기업을 제외하고 공모가를 유지한 건 납득이 잘 안되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나라셀라의 이번주 정정 내용들에 대해 "일정은 미룰 수 있지만 가격은 양보하지 못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예전에는 공모가 조정이 이뤄졌겠지만 최근 따상을 가는 공모주가 생기며 공모주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스닥 지수가 900까지 갈 정도로 묻지마 투자가 증가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한 번의 유사회사 정정이 있었지만 추가적으로 비교할 유사회사에 대한 수정을 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며 "공모가는 주관사인 신영증권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 최근 기사화된 내용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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