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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20일 18: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자산캐피탈이 지난해 자산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여신의 건당 취급액 규모가 커 부실위험이 높게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변동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20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캐피탈은 지난해 연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이 890억원으로 확인된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자산 건전성을 분류하는 기준인 △정상 △요주의 △고정 △추정손실 △회수의문 중에서 요주의 이하 부문을 뜻한다.
기존에는 요주의이하여신이 1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급격히 증가했다. 총채권(5929억원)에서 해당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인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5.0%로 새롭게 형성됐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A급 이하 캐피탈사의 평균은 6.0% 수준이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89억원으로 요주의이하여신대비 적립률 커버리지는 10.0%로 나타난다.
한국자산신탁(123890)의 자회사로서 부동산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해 자산이 빠르게 성장했던 만큼 관련 건전성 지표 저하도 크게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자산캐피탈이 속해 있는 엠디엠(MDM) 그룹은 부동산시행사와 부동산신탁사, 부동산금융사 등 부동산 관련 사업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다.
한국자산캐피탈의 영업자산은 대다수가 수익권 담보대출과 부동산 PF대출로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자산 6230억원 가운데 기업금융이 94.8%(590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유가증권(316억원)이다.
기업금융은 수익권유동화가 4300억원(69.0%), 부동산PF가 1608억원(25.8%)으로 확인된다. 수익권 담보대출은 부동산 개발사업 이익에 질권이나 수익권을 설정하고 시행사에 대출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기초자산 성격을 고려하면 이 역시 부동산PF와 연관성이 높다.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거액 여신의 회수가 지연됨에 따라 자산 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자산캐피탈은 적은 자기자본 규모로 요주의이하자산 분류와 지표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연체나 부실자산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나 영업자산 내 부동산 관련 여신의 비중이 높고, 건당 취급액이 자본이나 이익 규모에 비해 큰 편으로 신용집중 위험이 우려된다”라면서 “지난해 말에는 차주의 신용도 영향과 담보 매각의 지연 등 사유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상승했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자산캐피탈의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3754억원으로 확인된다. 순이익은 △2020년 176억원 △2021년 261억원 △2022년 344억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모회사로부터 1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으면서 자본의 적정성을 유지했다.
다만 여신의 건당 평균 취급액이 109억원(지난해 9월 기준) 규모로, 높은 집중도 위험 탓에 사업의 안정성 차원에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자산캐피탈의 사업안정성(사업위험) 부문에 대한 신용등급으로 BB급을 제시한다.
자산 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한국자산캐피탈은 최근 3년간 수익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여신의 평균 취급 규모를 고려하면 일부 부실이 발생할 경우에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업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올해부터는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중심으로 캐피탈사의 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자금경색이 지난해 4분기부터 가시화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요주의 분류 기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요주의로 잡혔다고 해서 바로 ‘고정’ 단계로 가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사유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고 회사 내부에서 사전적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캐피탈사 전반적으로 요주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회사의 영업적인 부분까지 더해서 리스크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자산캐피탈 측은 <IB토마토>에 “담당자가 부재하다”라고만 말했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실적 감사보고서에서 “여신전문금융업 현황과 거래 상대방의 신용상태 등을 고려해 자산 건전성이 요주의 이하로 분류된 경우 신용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되었다고 판단한다”라면서도 “회수의문이나 고정으로 분류되더라도 유효이자율로 할인한 미래현금 흐름의 현재가치가 장부가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신용이 손상됐다고 간주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사적 수준의 위험관리 정책과 절차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라며 “위험관리 정책은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식별한 후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감소, 제거, 회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