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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 감독 느낀 시리즈 지속 위한 조건들
입력 : 2023-04-25 오전 8:26:01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해외는 국내와 달리 오랜 시간 시즌을 지속하는 드라마가 많습니다. 국내에도 이런 시리즈에 열광하는 드라마 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유독 오랜 시간 시즌을 지속하는 드라마가 없습니다. SBS '모범택시2'가 종영하고 시즌3 제작이 바로 확정이 됐습니다. '모범택시2'를 연출한 이단 감독은 자신이 시리즈물을 연출하면서 느낀 시리즈가 지속되기 위한 조건을 언급했습니다.
 
'모범택시'가 흥행을 거둔 것에 대해 이단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때 행복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 '현실에도 김도기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볼 때 가장 기뻤고 또 서글펐다. 저 역시 그 마음으로 시즌2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오상호 작가는 "시즌1 시청자분들이 보여주신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때문에 시즌2가 만들어 질 수 있었는데, 시즌2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했습니다.
 
이감독은 시즌2를 연출할 때 중점을 뒀던 부분이 밸런스를 맞추는 것,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감독은 "시즌2에서는 도기의 부캐플레이에 집중하게 하면서 그야말로 부캐로서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기 위해서는 시즌1의 무게감은 덜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모범택시에 사건의뢰를 하는 피해자들의 사연이 심각하게 다뤄질수록 김도기 기사가 신명나게 활약할 수 있는 영역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감독은 전편을 사랑해주셨던 이유 중 하나가 잔혹한 현실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회고발적인 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을 놓고 가지 않으면서도 도기의 부캐 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방법, 마냥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오작가는 "모범택시는 우리시대의 우화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풍자하고 해학을 통해 부조리와 대항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범죄오락 장르의 미덕을 살리되, 회피하거나 겉돌지는 말자라는 나름의 기준을 정해두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매 에피소드마다 어느정도까지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 최선일까를 고민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시즌2의 키워드는 '부캐의 향연' 그리고 '기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즌2를 잘 이끌어준 무지개 운수 식구와 빌런 역할을 훌륭히 소화한 신재하에 대해 이감독과 오작가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아습니다. 이감독은 "이제훈 배우는!’액션!’ 사이에도 내내 김도기였다. 그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였고, 모범택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김의성에 대해서는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했습니다. 특히 2화 후반 장대표와 고은이 등장하는 장면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무지개운수 식구들과 표에진의 호흡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드라마가 실제 사건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감독은 "의뢰인들의 사연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고, 시청자로서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내가 아는 가까운 인물,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겠다, 어디서 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묘사하려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이감독은 가해자 역시 현실의 많은 악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조합하지만 엄청나고 대단한 존재로 보여지기 보다는, 조금만 들여다보면 별볼일 없고 한심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즌1이 상당히 어둡고 다크한 분위기로 연출이 됐다면 시즌2는 조금 더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바뀌게 됐습니다. 이감독은 "저 스스로가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폭력으로 인간을 길들이는 ‘시스템’을 만들고, 외형적으로는 선하고 세련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진짜 빌런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악인이 무슨 짓까지 했을지 상상이 펼쳐질 때 오히려 끔찍함 증폭될 때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5세 시청가로 조정이 되었고, 시즌1에 비해 복수보다는 구출이 주된 작전의 내용이라 전체적인 드라마의 톤이 많이 밝아졌기 때문에 연출도 자연스럽게 밝아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범택시'가 시즌3 제작이 확정됐습니다. '모범택시' 시즌2를 연출한 이감독은 '모범택시'가 시리즈로 연속성을 가지기 위한 다양한 생각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감독은 "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과 함께 시청자들이 함께 늙고, 같이 성장하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주연 배우들이 꼭 필요하다. 또한 모범택시의 컬러는 작가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기 때문에 작가님도 꼭 같이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의 서사 구조의 장단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감독은 "그리고 사건 해결을 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즌을 관통하는 보다 길고 큰 서사구조를 고안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처럼 2회씩 에피소드가 바뀌는 구성은 장단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속도감있는 전개는 좋지만, 빌런을 소개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고, 또 시원한 복수를 하기에도 분량이 짧기 때문에 개연성을 무시하고 가야하는 측면이 있다. 시즌1의 박양진 같은 인상깊은 빌런이 탄생할 수 없었던 시즌2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리즈물 제작을 위한 규모 있는 프로듀싱에 대한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감독은 "드라마 특성 상 액션이 많고, 또 액션이 아니더라도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많고, 에피소드별로 고정장소가 달라지고, 세트 촬영보다 야외 촬영이 필연적으로 많고, 또 기본 5명이 등장하기 때문에 촬영 시간과 비용이 일반적인 장르물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점점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규모있는 프로듀싱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단 감독.(사진=S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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