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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1년)천정부지 오른 먹거리 값에 서민 '시름'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체감은 '글쎄'
입력 : 2023-05-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태영·고은하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지만 서민 살림살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외식 물가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최근 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천명했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2개월만에 3%대로 내려앉았지만 실제 체감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통계치와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체감은 '글쎄'
 
서울의 한 햄버거 가게 모습. (사진=뉴시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3.7% 상승해 14개월만에 상승폭이 3%대로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이같은 물가 상승세 둔화를 체감하기엔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작년 5월부터 소비자물가는 5%대 안팎을 기록하면서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통계청 국가포털에 따르면 작년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보다 5.4% 올랐고, 올해 3월까지 모두 4%대 이상을 기록하면서 고공행진했습니다. 
 
햄버거·피자 가격 10여년만에 가격 최대 상승
 
특히 전반적인 외식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햄버거 가격은 1년전보다 17.1% 올랐습니다. 지난 2004년 7월 이후 18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각각 지난 2월 햄버거 가격을 평균 5%대 인상했습니다.
 
피자와 치킨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피자 물가 상승률은 12.2%로 조사돼 2008년 이후 15년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치킨 물가 상승률은 6.8% 올랐습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는 지난달초 치킨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습니다. 배달료를 포함하면 치킨 1마리에 2만원이 넘는 가격을 내야합니다.
 
이와함께 편의점 치킨 가격도 인상됐습니다. 지난 1일부터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즉석 조리 치킨 5종의 가격을 최대 12.5% 인상했습니다. 세븐일레븐도 즉석 조리 치킨 4종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국내산 통 반 마리 치킨은 4400원에서 5500원으로 가격이 25% 인상됐습니다.
 
예정된 물가상승 요인 더 많아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아직은 물가가 비싸다고 여겨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작년부터 5%대를 넘나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대로 안착했다"면서도 "다른 물가 상승률에 비해 외식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더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률이 최근 둔화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이 유지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3.7%로 둔화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물가가 잡혔다'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예정된 물가상승 요인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 최근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식품 원재료인 국제 설탕가격이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련 제품 가격 인상이 예상됩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로 1월보다 27.9% 올랐습니다. 가격 지수는 2014년부터 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한 값입니다.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올해 1월 116.8에서 2월 125.2, 3월 127.0, 4월 149.4로 매월 상승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 등 산지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오른 것입니다. 설탕 가격 상승으로 인해 촉발된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과자, 아이스크림 등 제품 가격 인상에 불을 지필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홍기훈 교수는 "경기 부양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동시에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둘다 한꺼번에 잡으려고하니 둘다 못잡고 있는 상황인데, 물가를 잡는 쪽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유태영·고은하 기자 ty@etomato.com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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