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 이탈리아 여행을 간 A씨는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직원으로부터 카드 단말기가 멀리 있다며 카드를 건네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의심없이 카드를 줬습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은 결제 전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등 카드 정보를 부당 취득하고, 이 정보만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가 용이한 점을 노려 카드를 부정 사용했습니다.
#. B씨는 동남아시아 여행 중 마사지를 받기 위해 가방과 지갑을 탈의실에 보관했는데요. 범인은 탈의실에 보관되어 있던 B씨 카드의 IC칩을 바꿔치기 한 뒤 귀금속 가게에서 거액을 결제했습니다. 카드사에서도 정상거래로 간주해 이상거래탐지시스템 감시망에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B씨 역시 본인 카드 IC칩이 단순 손상되었다고 생각하다가 카드 결제일이 돼서야 엄청난 청구 금액을 보고 놀라 카드사에 신고했습니다.
최근 국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카드 도난 분실과 허위 변조 등으로 인한 피해를 조심하라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부정사용 건수는 2만1522건으로 전년(1만7969건) 대비 19.8% 증가했습니다. 부정사용 금액도 같은 기간 49억1000만원에서 64억2000만원으로 30.8% 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내외 여행 수요가 늘면서 도난 분실에 따른 부정사용도 많아졌는데요. 특히 해외에서 건당 부정사용액이 128만9000원으로 국내(24만1000원)보다 5.35배 높았습니다.
대표적인 소비자 피혜사례로는 해외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에서 카드 결제를 빌미로 실물카드 인도를 요청한 후 카드정보를 탈취해 온라인 상에서 카드를 부정 사용하는 사례와 IC칩을 바꿔치기하는 경우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출국 전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하고 카드 사용 국가, 1일 사용금액, 사용기간 등을 설정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해외출입국정보활용에 동의하면 출국 기록이 없거나 입국이 확인된 이후 해외 오프라인 결제를 차단해 부정거래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카드 도난분실로 발생하는 부정사용을 감지할 경우 즉시 카드사에 카드 정지 및 재발급을 신청해야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카드 결제 과정을 눈 앞에서 확인하고 해외 사설 ATM기 사용을 삼가라고 했습니다.
다만 카드 부정사용의 경우 회원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카드사에서 전액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본인 과실 정도에 따라 보상은 차등 적용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특히 카드 뒷면에 서명하는 등 작은 주의로 보상률을 높일 수 있으니 반드시 서명하고 해외 여행시 가족명의 카드를 챙기지 말라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대체공휴일, 여름 휴가철 등으로 해외 여행자 수가 확대함에 따라 해외 부정사용 피해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해외여행시 카드 도난 분실, 위변조 등으로 인한 피해를 조심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김포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 등 이용객들이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