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면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어느정도냐면 라면의 원조인 일본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농심의 '매콤달콤 양념치킨 비빔면'과 유사한 제품을 일본 현지에 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닛신식품은 '삼양식품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닛신 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봉지라면)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농심의 '매콤달콤 양념치킨 비빔면'과 유사한 '돈베에 한국풍 아마카라 양념치킨맛 야끼우동'을 출시했는데요.
삼양 야키소바 불닭볶음면. (자료제공=삼양)
일본 최대 라면회사인 닛신식품(닛신)은 우리가 즐겨먹는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 개발한 회사입니다. 당시 일본에서 일본 라면 제조기술을 도입해 출시한 것이 1963년 출시된 '즉석 삼양라면'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이죠.
일본에서 한국 라면의 인기는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요. 삼양식품 일본법인 매출은 2022년 기준 21억엔(약 207억원)으로 전년대비 26.9% 증가했습니다. 같은 해 농심 재팬 역시 전년 대비 2.7% 증가한 9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일본내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고공행진중입니다. 삼양식품이 지난 1월 출시한 ‘야키소바 불닭볶음면’은 일본 주요 유통채널인 돈키호테에서 2주 만에 초도 물량 20만개가 완판됐습니다.
열화와 같은 해외에서의 인기에 이 제품은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역직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마치 요즘 전세계 차트 상위권에 랭크한 뒤 역수입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와 비슷한 사례죠.
그동안 우리나라 제품을 중국이 베껴서 마치 자기네 것인양 하는 경우는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라면의 원조국인 일본에서 우리나라 라면을 그대로 모방한 것은 어찌보면 'K-라면'의 위상이 증명된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씁쓸한 것은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