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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이영 장관에 조인트벤처 제안
규제개혁 한 목소리…베네트 "비규제가 이스라엘의 축복"
입력 : 2023-05-19 오후 3:19:16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가 만난 자리에서 베네트 전 총리가 양국 조인트벤처를 제안했습니다. 베네트 전 총리는 한국 기업이 딥테크를 성장시키면서 글로벌화 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려면 과도한 규제가 없어야 한다는 게 이 장관과 베네트 전 총리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이 장관은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와 19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Startup Korea & Startup Nation Israel'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스타트업 회사 사이오타(Cyota) 창업자 겸 CEO 출신 제13대 이스라엘 총리로, 국방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 장관과 베네트 전 총리 모두 보안 스타트업 대표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각각 보안 스타트업 대표 출신 장관과 총리가 파이어 사이드 챗이라는 담화형식을 통해 양국간 벤처·스타트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이 장관과 베네트 전 총리는 한국과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투자 환경을 소개하고, 양국간 벤처·스타트업 육성과 협력 방안 등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논의했습니다.
 
이날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시아 총괄대표, 한정화 한국-이스라엘 컨퍼런스 공동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진출 등을 희망하는 정보통신, 인공지능, 바이오 등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과 민간투자자 등 5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은 19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와 'Startup Korea & Startup Nation Israel'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한-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 논의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베네트 전 총리는 "후츠파라고 들어봤나. 이스라엘 특유의 도전정신을 뜻한다. 이런 정신으로 나도 사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내수시장은 매우 작다. 흥미로운 시장이 아닌 셈이다. 한국기업이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본사를 설립해 내수시장을 타깃팅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이스라엘은 창업 1일차부터 미국에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벤처·스타트업 정책은 이스라엘의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 많습니다. 이스라엘의 요즈마펀드를 본 따 우리나라에 모태펀드가 만들어졌습니다. 요즈마펀드는 정부가 창업기업에 자금을 대면 민간도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이스라엘의 모태펀드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기술 벤처를 키우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팁(TIP, Technological Incubators Program)이라는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서 우리나라의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가 생겨났습니다.
 
이 장관은 이스라엘의 선진 스타트업 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추가로 한국이 벤치마킹하면 좋을 만한 정책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베네트 전 총리는 "한국의 하이테크 스타트업 CEO가 미국 등을 타깃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겁니다.
 
조인트벤처 모델도 제시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도 서구 시장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장관을 최대한 빨리 이스라엘에 초대해 양국의 강점을 융합해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 장관도 "바로 짐을 꾸려 보겠다"고 화답했습니다.
 
규제개혁 한 목소리
 
규제에 대한 생각도 나눴습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정부라면 스타트업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 노동법도 쉽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면서 "비규제를 통해 이스라엘을 축복의 국가로 만들 수 있었다. 요즈마와 비규제가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장관도 크게 공감하며 "한국도 고질적인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에 가깝게 규제를 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대통령 앞에서도 말한 적이 있다"고 응수했습니다. 그는 "비대면 의료는 한국에서 아직도 불법이다. 중기부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고 그래도 막히면 글로벌 혁신특구를 통해 싸울 시간을 줄이고 규제가 없는 해외로 스타트업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본격적인 규제 개혁은 5월 말부터 진행하는데 큰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여성 리더십 확대에 대해서도 양국은 공통된 의견을 냈습니다. 이 장관은 "여성 창업은 개인이 하는 일이 아니고 생태계 전반에서 팀워크로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육성을 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 자원은 사람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장에서 남성 인력은 오롯하게 잘 이용했다. 이제는 창의력과 공감력이 필요한 디지털경제 시대에 맞게 여성 인력도 균형감있게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베네트 전 총리는 "여성이야 말로 차세대 발전의 동인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해도 기름이 있는데 절반만 갖다 쓴다고 하면 자원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못한 것"이라면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업을 하면서 CEO 중 한명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여성들은 토론, 해결책을 끌어낼 때 오픈마인드로 유연하게 잘 대처한다"고 말했습니다.
 
벤처 투자금액 감소에 대한 우려에 대한 질문에 베네트 전 총리는 의연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그는 "한국도 하이테크가 성공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투자가 줄어들 수 있지만 분명히 또 투자가 늘어나는 시기가 온다. 저희 회사도 저평가 될 때가 있었지만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생각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면 된다. 결국엔 사이클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즈마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정부가 기업을 선정하기보다는 기업들이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민간 VC와의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이 장관은 "이스라엘이 자원이 부족한 열악한 나리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전 분야에서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엇던 것은 아주 과감한 혁신과 추진력, 그리고 그것을 믿고 달렸던 젊은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얼마 전 더 이상 미국과 이스라엘을 부러워하지 않는 창업대국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정부 안에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스라엘과 많은 교류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마무리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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