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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진입 첫 임협 이뤄지는 ‘5월’
입력 : 2023-05-19 오후 5:11:36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17일 회사 주 채권단 산업은행이 있는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2022년 임금협상에 대한 1차 투쟁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APU)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 등 공휴일이 드문드문있어 직장인이라면 연차 소진을 통해 여행 계획으로 설레는 달(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달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되고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본격 닻을 올리고 여기에 맞물려 임금협상이 3년 만에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달 들어 여러 기업과 노동조합에서는 임금인상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입니다.
 
삼성그룹 계열사 임금인상률은 맏형 삼성전자의 임금인상률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매년 2~3월 노사협의회와 임금협상을 진행하는데, 이 결과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이 전자와 같은 인상률을 적용합니다.
 
사원 대표들로 구성된 노사협의회는 삼성전자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합니다. 삼성전자 사측은 지난 달 14일 노사협의회와 기본 인상률 2%, 성과인상률 2.1% 등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4.1%로 협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임금인상을 더 해달라는 취지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물가상승률 10%와 비교하면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률(6%)은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노조의 입장입니다만, 사측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협의가 끝난 상태여서 노조 요구는 허공 속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도 잇따라 맏형 전자의 4.1% 인상률을 직원들과 협의를 마쳤습니다. 다만,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삼성SDI 직원들은 4.1%는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내부 반발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과 비슷한 곳이 아시아나항공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 항공운송사업입니다. 경영난과 코로나 사태로 경영악화 일로를 겪었던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기간 조종사 등 임직원들에게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금삭감이라는 희생을 요구했고, 임직원은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 사측이 조종사에게 요구한 2022년 임금인상률은 2.5%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17일 회사 주 채권단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임금협상 관련 1차 투쟁 집회를 열었습니다. 
 
APU는 지난해 임금인상안을 10%로,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2.5%를 제시해 양측의 의견차이가 큰 상황입니다.
 
APU는 투쟁 집회에서 “산업은행 개입은 부당한 경영권 침해”라고 일침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사태 기간 조종사 등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임금 삭감이라는 희생 등을 통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들이 조종사들에게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작년 한해 물가상승률 5.1%의 절반 채 안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삼성도, 아시아나항공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을 때의 장밋빛 시절에는 회사가 잘해서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정작 임금협상에서는 물가상승률을 운운하며 임금에 소극적인 모습을 내비친 모습이 씁쓸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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