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청년들의 저축 습관을 유지하고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정책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원금을 두 배, 세 배 불릴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한정된 저축액을 어디에, 어떻게 넣는 것이 좋을까요.
출시 앞둔 청년도약계좌…정부지원으로 '목돈' 만든다
우선 다음 달 출시를 앞 '청년도약계좌'를 살펴볼까요. 매달 최대 70만원을 5년간 납입하면 정부가 일정 비율의 지원금을 보태서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정책 적금입니다. 게다가 비과세 혜택까지 적용됩니다. 만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과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하면 가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최근 3년 내 한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됐다면 가입할 수 없습니다.
월 납입액은 40만에서 최대 70만원입니다. 매칭비율은 소득 구간별로 3~6%가 차등 적용됩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총급여 기준 연 소득이 2400만원 이하인 청년인 경우엔 6%의 정부지원금이 주어집니다. 단, 최고 한도가 월 2만4000원이기 때문에 굳이 70만원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2400만원 이하 소득구간에 해당된다면 40만원만 넣어도 2만4000원을 다 받을 수 있으니까요. 나머지는 다른 고금리 상품에 저축하는 것이 좋겠죠.
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경우 기여금 매칭비율은 3%로, 70만원을 저축해도 기여금은 월 2만1000원이 전부입니다. 매칭비율이 낮긴 하지만 비과세와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감안하면 시중은행의 적금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연 소득 6000만~7500만원인 경우에는 정부기여금 지급 없이 비과세 혜택만 적용됩니다.
다만 5년 만기 전에 중도해지하면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기여금은 물론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가입일로부터 1년을 주기로 가입자격을 심사해 기여금 지급 여부와 규모를 조정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이 상품은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지방자치단체 지원상품이나 중소기업 재직자를 위한 상품과 중복해서 가입이 가능하지만, 청년희망적금과는 중복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청년희망적금이 만기가 됐거나 중도해지한 후에 가입할 수 있어요. 두 상품은 정부 지원금액과 이자가 붙는 방식이 달라요.
지난해 2월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했다면 만기가 1년 정도 남았을 텐데요. 중도해지하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못 받죠. 청년도약계좌는 내년과 후년에도 운영되는 사업인 만큼 당장 해지하기보다는 만기 후에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는 것이 좋겠습니다. 청년도약계좌의 만기는 5년으로 길다는 점도 유의해야겠습니다.
청년 타깃상품 다양… 자금여력 파악해야
'청년내일채움공제'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그동안 기업 규모나 업종 제한 없이 신청이 가능했으나 올해부터 50인 미만 제조업과 건설업에 취업한 청년들로 가입 대상이 좁아졌습니다. 또 올해부터는 청년이 2년 동안 4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400만원, 기업이 400만원을 공동 적립해 1200만원과 이자를 청년에게 줍니다.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중위소득 100% 이하 청년면 3년간 매월 10만원을 저축하고 정부가 10만원을 추가 지원해 3년 만기 때 72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인데, 아쉽게도 지난 26일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서울시의 '희망두배 청년통장', 경기도 '청년노동자통장'처럼 청년이 저축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얹어주는 지원사업도 있어요. 대부분 가입자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혜택을 적용합니다.
서울시는 6월12일부터 23일까지 총 1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혜택이 커 조기에 마감될 수 있으니 신청접수가 시작되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매월 10만원 또는 15만원을 2~3년 저축하면 저축액의 100%를 더 얹어 두 배의 자산을 만들어 주는 상품입니다.
경기도 청년노동자통장은 신청기간이 내달 5일까지입니다. 매월 10만원을 저축하면 2년 뒤 최대 580만원을 지급합니다. 지원내역을 확인하고 신청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꼭 신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축은 아니지만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청년형 소득공제펀드'도 있어요. 납입액의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3년을 유지해야 하고 투자상품이라서 원금이 보장되지 않지만,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중 채권형 등을 선택하면 어느 정도 안정성을 지킬 수는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3월 중순부터 잇달아 이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운용한 지 1개월이 넘은 청년소장펀드는 총 71개로 한달 평균 수익률은 2.4%입니다.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다올자산운영의 'KTB VIP스타셀렉션청년형장기소득공제증권펀드(6.69%)입니다.
이밖에 은행들도 사회초년생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 중입니다. 이 가운데 세전이율 기준 기본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신한은행 '신한 청년저축왕 적금'으로 연 4.35%의 금리를 제공합니다. 만 18세~만39세 청년층이 월 1000원 이상 30만원 이하로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연 1.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모두 받으면 최고 연 5.65%가 적용됩니다.
이처럼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위한 여러 상품이 있지만, 수년간 돈이 묶이기 때문에 자금 여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윳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해 저축하다가 중도해지하면 패널티 이율이 적용되고 감면세액도 다시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죠. 앞서 청년희망적금도 1년 사이에 45만명이 해지했습니다. 큰돈을 한 군데 몰아넣기보다 여러 곳에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청년도약계좌 취급기관 모집 및 운영방향 중간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