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킨텍스역 주변인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과 일산서구 대화동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개통의 수혜 지역으로 관심을 받는 곳입니다. 교통망 구축 호재로 킨텍스 인근 아파트 가격이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킨텍스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킨텍스 원시티' 1블록 전용 84㎡는 2021년 10월 17억원을 찍었고 한때 20억원까지 갈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가격이 꺾이고 매수세가 위축됐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4㎡는 올해 2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1월 16억5000만원 대비 6억5000만원가량 가격이 빠진 것인데요. 그러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지금까지 10건 정도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최근에는 12억6000만원까지 회복했습니다.
인근 '한화포레나킨텍스' 84㎡도 올해 2월 최고가 14억1500만원 대비 5억3500만원이 하락한 8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요. 최근에는 조금씩 가격이 올라 12억7000만원 실거래가 성사됐습니다.
킨텍스 원시티 회복세…C타입 선호도 높아
GTX-A 킨텍스역 초역세권에서는 킨텍스 원시티와 포레나킨텍스가 대표 단지입니다. 킨텍스 원시티는 2019년 9월에 입주했으며, 지하 3층~지상 49층 15개 동에 전용면적 84~142㎡ 총 2208가구로 구성된 대단지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에서 공동시공한 데다 세대수도 많아 이곳 대장주로 꼽힙니다. 포레나킨텍스보다 건폐율은 30%가량 낮고 대지지분은 더 많습니다. 전용 84㎡에는 알파룸과 일부 대형저장공간(펜트리)도 있어 평면과 구조가 잘 나왔다고 평가받습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 사거리 일대에 GTX-A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GTX A노선 공사 안내문. 비산먼지와 소음·진동 집중 발생 시기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인근 중개업소의 정보를 종합하면, 킨텍스 원시티 전용 84㎡의 호가는 현재 12억5000만~14억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포레나킨텍스보다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층이 좋고 조망이 확보된 포레나킨택스 급매물도 1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킨텍스 원시티의는 앞 건물에 가려 뷰가 없는 고층도 12억5000만원 호가입니다. 이마저도 다용도실과 자투리 공간인 베타룸이 없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A타입입니다.
원시티 84㎡형 중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평형은 C타입입니다. 남서향이지만 서비스면적이 많아서 3면 발코니를 모두 확장하면 실제 사용면적은 40평대와 비슷합니다. 기존 방 3개에 알파룸과 베타룸이 생기는 데다, 같은 평형 중 유일하게 알파룸에 워크인클로젯(걸어 들어갈 수 있는 옷장)이 있는 것이죠. 올해 최고가 기록을 쓴 16억5000만원 거래도 이 타입 38층에서 나왔습니다.
반면 베타룸과 다용도실이 없고 사용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은 A타입은 선호도가 떨어집니다. 대신 동에서 가운데로 배치돼 결로가 덜하고 따뜻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집이 잘 지어졌어도 사이드의 집은 사는 게 아니라는 지론을 가진 어르신들이 A타입을 선호한다고 전합니다.
초고층단지가 밀접한 곳이다 보니 전망도 가격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동과 층에 따라 인근 건물이 사이뷰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타입이 좋고 전망이 트여 있는 우량 물건의 경우 호가가 15억원에 달합니다. 앞에 걸리는 게 없는 301~304동의 선호도가 높은데, GTX 완공이 다가오자 최근에는 역과 가까운 1블록 쪽 매물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고 합니다.
킨텍스역과 가장 가까워 최근 선호도가 높아진 M1블록 내부 전경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킨텍스 원시티 M1블록 정문. (사진=홍연 기자)
예전만 해도 일산에서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3호선 대화역과 주엽역 일대가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었으나 GTX 착공으로 분위기가 반전됐어요. 여러 차례 유찰을 반복했던 킨텍스 일대 토지가 순식간에 팔렸고, 초역세권에 위치한 킨텍스 원시티와 포레나킨텍스도 완판을 이어갔습니다.
반경 1km 이내에 현대백화점, 이마트, 킨텍스 전시장이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고 인근에는 수변공원과 일산호수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프라와 편의시설을 두루 갖춰 제2의 강남으로 불리기도 한다죠. 이에 노후단지가 된 기존 일산신도시 구축아파트 주민들이 이곳으로 많이 이사왔고, 투자수요도 크게 늘었습니다.
남은 호재 풍부…20억 클럽 목전에?
GTX 외에도 호재가 많습니다. 고양특례시가 킨텍스 일대 지하공간에 '킨텍스몰' 복합개발을 추진합니다. 킨텍스몰이 들어서면 코엑스와 같은 배후시설을 갖춘 마이스(MICE, 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 시설)가 복합단지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거대 상권이 들어서면 대규모 전시회 이용객 등 많은 사람들이 장기 체류할 수 있겠죠.
킨텍스 주변에는 CJ라이브시티,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한창입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에 아레나(공연장), 테마파크, 호텔, 상업시설을 갖춘 문화복합시설 개발을 목표로 조성하고 있는 '글로벌콘텐츠 비즈니스 타운'입니다.
일산테크노밸리는 경기 북부지역의 성장을 이끌어갈 신성장거점 사업으로, 최근 시공사와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약 70만㎡의 장항동 부지에 EBS와 JTBC 등 방송사 제작센터와 스튜디오가 들어선 방송영상밸리엔 향후 영상물 기획·장비·디자인 관련 벤처기업이 입주할 예정입니다.
킨텍스 원시티 M2블럭 단지 내 위치한 어린이집 모습. 킨텍스 원시티에는 총 두 곳의 어린이집이 있어요. (사진=홍연 기자)
단지 내 조경시설 중 하나인 크리스탈 가든. (사진=홍연 기자)
다만 학군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가장 가까운 한류초등학교는 걸어서 17분이 소요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한수중학교와 주엽고등학교 역시 도보 통학을 하려면 20분가량 걸립니다. 주변에 학원도 많지 않아 후곡마을 학원가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베드타운에서 자족도시로 탈바꿈하면 부동산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재 시세가 다소 비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고객들의 언급이 많았는지 "'일산 아파트를 이 가격에 사냐'란 사람도 많은데 잠재적 가치를 봐야 한다.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GTX가 완공되고 여러 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킨텍스 원시티가 주민들의 희망대로 20억원대를 바라보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