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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소프트, 부실채권 우려에 투자조합발 오버행까지
CB 주식 전환 물량 총발행주 대비 10% 육박…이달 상장
입력 : 2023-06-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투비소프트(079970)가 투자조합발 전환사채(CB) 오버행(잠재적 대기물량)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CB가 잇달아 신규 상장될 예정인데요.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유입된 CB 전환 청구 물량에 이어 이달에만 신주 673만주, 현재 발행주식총수 대비 10%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이죠. 여전히 미전환물량이 100억원 가까이 남아있는 만큼 오버행에 대한 민감도는 높아질 전망입니다. 
 
투비소프트의 실적도 지속적인 영업적자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외상값으로 분류되는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만큼 투자 주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투자조합이 사들인 CB…주식 전환으로 6월 대거 상장 예정
 
그래픽=뉴스토마토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 및 보험업을 영위하는 스테파노에쿼티가 투비소프트의 500억원 규모의 14회차 CB를 취득한 것에 이어 장외매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6일 CB를 인수한 후 30일에 장외매도를 한 것인데요. CB를 사들인 주체는 벨에어조합2호 외 1인입니다.
 
14회차 CB는 발행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투비소프트는 2021년 11월에 최초 1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납입일은 작년 2월 28일이었지만 납입일이 임박하자 2달 가량 납입일을 연기했죠. 결국 작년 4월 CB 발행 대상자가 기존 이임찬씨에서 주식회사 벨라랩으로 변경됐습니다. 이임찬씨는 당시엔 회사 또는 최대주주와의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현재는 투비소프트의 경영총괄 사내이사입니다. 작년 3월 말에 신규 선임됐죠.
 
해당 CB를 매수한 벨에어조합2호 등은 곧바로 CB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4회차 CB의 주식 전환 청구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양일에 걸쳐 행사했는데요. 30일에는 300억원을, 31일에는 남은 200억원을 전환청구했습니다. 해당 CB 전액이 주식으로 전환 청구된 것이죠.
 
14회차 CB는 지난 4월 13일 857원으로 전환가액이 최종 조정됐는데요. 이에 300억원은 350만583주로 200억원은 233만3733주로 이달 신주 상장될 예정입니다. 총 583만4316주는 20일에 상장될 예정입니다. 현재 발행주식총수는 7104만2298주 대비 14회차 CB가 주식으로 전환된 물량은 발행주식총수 대비 8.21% 비중을 차지합니다.
 
현 주가 대비 전환가액 낮아…오버행 주의보
 
벨에어조합2호 등은 이번 전환청구권 행사로 전환되는 물량을 곧바로 팔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주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상장 직후 매도했을 때 이득이기 때문이죠. 투비소프트 주가는 지난 4월 초까지 지지부진 했습니다. 그러다 14회차 CB의 전환가액이 변경되는 시기 쯤에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비소프트는 4월에만 46.68% 상승했죠.
 
1일 종가 기준 투비소프트 주가는 1103원입니다. 1000원대 주가가 이어진다면 전환가액 857원에 전환한 14회차 CB는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30% 가까운 평가이익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 전환에 나섰다는 의미가 물량을 털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하면 오버행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염려됩니다. 다만 투비소프트 관계자는 "오버행 물량으로 인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물량을 가진 주체가 그대로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추가적인 CB 전환 물량도 대기 중입니다. 지난달 26일 11회차 CB의 남은 7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가 공시됐는데요. 24일에 2억원, 25~26일엔 2억5000만원씩 전환을 청구했죠. 이달 14일에 57만4711주가 상장되고 이어 16일에 31만9284주가 상장됩니다. 현 발행주식총수 대비 1.26% 수준입니다.
 
1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4회차보다 낮은 783원입니다. 지난 3월에 조정된 전환가액인데요. 이 역시 현재 주가와 비교했을 때 팔면 이득인데요. 현 주가 기준 40% 이상 수익이 가능합니다.
 
투비소프트는 작년 10월 13회차 CB도 일부를 취득 후 재매각 했는데요. 벳서플라이 제1호 투자조합은 이 CB를 취득한 후 작년 10월과 올해 1월 두번에 걸쳐서 CB를 장외 매도한 바 있습니다. 
 
또한 해당 CB는 작년 12월 27일과 28일에 각각 110억원, 100억원의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 청구 돼 1147만279주, 1042만7528주가 상장됐죠. 이중 100억원에 해당하는 1042만7528주는 노블엠앤비(106520)가 취득했고 단숨에 최대주주로 등극했습니다. 노블앰엔비는 지난 2월 이 중 2520주를 1000원대에 장내매도 했는데요. 전환가액 959원에 전환 청구된 주식이기 때문에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13회차 CB 물량은 90억원입니다. 즉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물량이 아직 남은 것이죠. 지난 4월 최종적으로 조정된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817원입니다. 작년에 전환 청구했던 때와 비교하면 142원 낮아졌네요.
 
매출채권에 쌓은 대손충당금…"너무 많다"
 
발행한 CB와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오버행 이슈가 이어지는 투비소프트는 오랫동안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적자 기업입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UI/UX)를 개발 및 공급하는 투비소프트는 2017년부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이어졌는데요. 최근 3년을 봤을 때 2020년 1억원, 2021년 64억원, 2022년 38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습니다.
 
특히 매출채권과 기타채권의 손상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 3월 대성삼경회계법인이 투비소프트의 재무제표를 감사한 결과 감사의견 '적정'이 나왔는데요. 대성삼경회계법인이 핵심적으로 본 감사사항은 바로 '매출채권과 기타채권의 손상'이었습니다. 투비소프트는 작년 말 기준 매출채권과 기타채권 409억원 중 307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하고 있죠. 즉, 제대로 회수되지 않을 것을 고려한 매출채권과 기타채권이 75.1%란 뜻입니다.
 
매출채권만 봤을 때는 41억원의 매출채권 중 9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습니다. 22% 가량이 대손충당금이네요. 기타채권에서 단기대여금과 미수금은 비율이 더 커집니다. 219억원의 단기대여금에서 대손충당금은 158억원, 미수금 142억원에선 136억원이 대손충당금입니다. 각각 72.3%, 96.0%가 대손충당금이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출채권과 기타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라며 "400억이 넘는 매출채권과 기타채권에 3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는 경우는 일반적인 케이스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도 "통상 매출채권의 4~5% 정도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놓는데 22%가 대손충당금인 것은 높은 수준"이라며 "기타채권까지 합해서 봤을 때도 극히 비정상적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CB를 발행하는 상장사 중에는 우량한 기업은 없고 대부분 한계기업인데요.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일반 채권 발행도 안되고 발행 해도 투자자들이 투자를 안하기 때문에 주식을 주는 CB를 발행하는 것"이라며 "우량한 기업은 일반 채권으로 조달하면 되지만 한계기업의 경우 돈을 주지 못하니 주식이라도 준다는 식으로 CB를 발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투비소프트의 최대주주는 작년 12월 노블엠앤비에서 지난달 리얼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습니다. 리얼인베스트먼트가 노블엠앤비로부터 677만7893주를 사들여 지분 9.69%를 확보했죠. 2015년부터 지금까지 투비소프트의 최대주주는 총 여섯 번 바뀌었는데요. 이 대표는 "한계기업의 특징 중 하나로 최대주주 변경이 비일비재한 점이 꼽힌다"며 "관련 기업의 매출을 일으켜주는 등 마음대로 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5개월여 만에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투비소프트 측은 불안을 해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투비소프트 관계자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노블엠앤비의 최근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은 경영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좋은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블엠앤비는 작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습니다. 현재 주식은 매매정지 상태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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