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신주 208만주, 현재 발행주식총수 대비 10% 물량이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죠. 해당 CB의 미전환 물량도 약 88만주가 남아있어 추가적인 오버행에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전환가격 대비 현재 주가가 60% 이상 높아 오버행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DGP는 지난 2일, 5일 연속으로 30회차 CB 전환청구권 행사를 공시했습니다. 2일에는 175만4385주, 5일에는 32만8947주가 주식으로 전환청구 행사된다고 밝혔는데요. 각각 80억원, 15억원으로 총 95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됩니다. 현재 발행주식총수인 2064만8316주의 10.1%(208만3332주) 물량입니다. 전환가액은 4560원이고 이달 21일 신주로 상장 예정이죠.
30회차 CB는 최초 당시 최대주주였던 코르몬파트너스를 대상으로 발행됐습니다. 총 200억원의 규모였는데요. 작년 9월, 코르몬파트너스가 해당 CB를 매각했죠. 현재 최대주주인
CBI(013720)를 비롯해 에스제이투자조합, 삼마그룹1호투자조합이 매각 대상자들이었습니다. 특히 CBI는 DGP의 30회차 CB 150억원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I는 이후 작년 12월 150억원 규모의 DGP 30회차 CB를 엘케이투자1호조합에 다시 팔았습니다. CB 양도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양도목적이었죠. 엘케이투자1호조합은 계약 체결시 15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고 먼저 받은 30회차 CB 15억원을 곧바로 주식으로 전환청구 했습니다. 총 223만5469주가 올해 1월 시장에 새로 상장됐습니다.
30회차 CB는 작년 9월부터 주식으로 전환청구되기 시작했습니다. 40억원 규모의 CB가 전환돼 542만7408주가 작년 10월에 신주로 상장됐죠. 당시 발행주식총수(1억7278만6805주) 대비 3.14% 물량이었습니다.
투자조합, 전환청구 행사 중…DGP 주가 최근 상승세
엘케이투자1호조합은 CBI로부터 사들인 30회차 CB를 차례대로 전환청구 중입니다. 최초에는 작년 12월 27일에 잔금 135억원을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수차례 미뤄지다가 지난달 30일부터 쪼개서 잔금을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5월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95억원을 중도금으로 지급했죠. 엘케이투자1호조합은 중도금을 치른 후 받은 30회차 CB 95억원을 곧바로 주식으로 전환청구한 것이네요.
남은 잔금 40억원은 이달 30일에 치러질 예정입니다. 엘케이투자1호조합은 지금껏 30회차 CB를 취득한 이후 곧바로 주식 전환청구를 행사했는데요. 오는 30일에도 잔금을 치르고 CB를 취득하면 바로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재 전환가액을 기준으로 87만7192주가 시장에 또 들어올 수 있는 것이죠. DGP 30회차 CB에서 전환청구된 신주를 현재 주가 수준에서 매도한다면 엘케이투자1호조합은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DGP 주가는 6월에만 46.2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DGP는 지난달 주식병합을 단행했습니다. 1주당 100원의 가액이었던 주식을 1주당 1000원으로 병합했는데요.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를 통한 주가안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 주식병합이었죠. 이에 따라 DGP 주식은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됐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매거래정지가 풀린 이달 1일 DGP의 주가는 28.09% 급등한 643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다음날인 2일엔 5.60%가 올랐고 5일엔 3.39% 상승해 7000원대를 기록했죠. 7일 DGP 주가는 7340원에 마감했습니다. 30회차 CB의 전환가액인 4560원에 비해 61%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주가 상승의 동력으론 매매거래정지 해제 전날인 지난달 31일, DGP가 발표한 보도자료가 꼽힙니다. DGP는 최근 수소모빌리티까지 사업을 확대 중인 엔지브이아이,최대주주인 CBI와 그린수소 및 수소연료 시스템 기반 사업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린수소 관련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다음날, 주가가 곧바로 상승한 것이죠.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사모 CB를 악용하는 자본시장 교란사범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금감원은 "최근 사모 CB 발행 규모가 확대되면서 CB 인수 후 시세조종,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고 주식으로 전환하여 부당 이득을 획득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조사, 공시, 회계, 검사 등 자본시장 모든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 CB 합동대응반'을 운영해 불공정거래, 공시위반 및 불건전 영업행위 등 각종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허위 공시 및 보도자료를 통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에 대한 조사는 조사국 3개 부서가 진행 중"이라며 "아울러 모니터링의 경우도 조사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대주주 지분 처분도…최근 CB 발행 지속
DGP 주가가 급등하는 사이 최대주주인 CBI는 지난 2일 DGP 지분 85만6250주를 처분했습니다. 기존 사업 및 신규사업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처분했는데요. 처분금액은 68억5000만원으로 1주당 8000원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BI는 지난 2월 유상증자 납입 완료에 따라 최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현재 13.12%(268만811주)의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이달 30일 지분 처분이 완료되면 지분은 8.84%로 감소합니다.
최대주주의 주식 처분과 투자조합발 CB 전환청구가 잇달아 발표되자 일각에선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DGP 관계자는 "엘케이투자1호조합이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인데 한꺼번에 전환된 물량을 처분할지는 알 수 없다"며 "5% 이상 지분 보유라 매도를 하게 되면 지분신고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DGP의 남은 CB 전환물량은 31회차 CB도 남아있습니다. 지난달 8일 10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진행된 이후 남은 31회차 CB의 전환 가능 주식수는 1111만1111주입니다.
지난 4월 말엔 32회차 CB를 발행했습니다. 32회차 CB의 규모는 80억원으로 시설자금에 35억원, 운영자금 15억원, 채무상환자금 30억원 사용할 계획입니다. 발행 대상자는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엠에스상호저축은행입니다.
이달 28일에도 33회차 CB에 대한 납입이 예정돼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발행을 결정한 해당 CB는 운영자금 50억원, 기타자금 150억원 총 200억원 규모로 유니콘신성장투자조합 1호가 발행 대상자인데요. 납입일이 두 차례 연기된 후 이달 28일에 납입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