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과 비교해 3.3% 상승했습니다. 전달 3.7%에 이어 2달 연속 3%대를 유지했습니다. 올해 1월 상승률이 5.2%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둔화 흐름은 분명합니다.
정부는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지속되고 가공식품·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 폭 둔화가 더해지며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대 물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에 불과하다는 것을 거론하면서 물가 둔화를 부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흐름만을 놓고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지난달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우리나라 방식의 근원물가지수는 4.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1월 5.0% 상승률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보다 감소 폭은 더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주춤하더라도 일부 품목은 아직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특히 전기·가스·수도는 5월에도 23.2% 상승률을 기록해 계속해서 20%대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16일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6월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요금 중에서도 전기요금은 25.7%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요금 인상에 더해 앞으로 전력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이 다가오면 상승 폭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는 바로 불확실성입니다. 정부에서도 국제 에너지 가격, 기상 여건 등이 물가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물가 상승의 둔화를 이끌었던 석유류의 가격은 언제 다시 오를지 모릅니다. 일부 농·축·수산물의 수급 불안이 예상되자 관세율을 인하했지만, 앞으로의 국제 가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달 OECD는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3.4%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전망일 뿐입니다. OECD 역시 한국의 근원물가가 높은 편이란 점을 짚었습니다.
1년 중 아직 상반기가 지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흐름보다 이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정부가 밝힌 대로 면밀한 점검과 신속한 대응이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