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SSG랜더스 구단주)이 구상 중인 청라 돔구장의 조감도가 공개됐습니다. 돔구장과 쇼핑몰, 호텔이 어우러진 이른바 '스타필드 청라'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지어지는 건데요.
청라 돔구장은 총 2만1000석 규모로 프로야구 시즌 중에는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SSG랜더스의 홈경기가 72일간 열리게 됩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K-POP 공연, e스포츠 대회, 각종 전시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돔구장과 가까이에 있는 쇼핑몰이나 호텔에서도 이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람석뿐 아니라 특화된 호텔 객실과 인피니티풀은 물론 스타필드 내 다양한 식음료와 다이닝바에서도 야구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 경기에서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라 돔구장은 미국과 일본의 여러 구장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구장 내부에 호텔이 있는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 구장 인근에 쇼핑몰이 있는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 등이 대표적입니다.
청라 돔구장의 조감도가 공개되면서 향후 잠실 돔구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잠실야구장 신축은 서울시가 진행 중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중 하나인데요.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부지에 전시·호텔·컨벤션 시설과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을 모두 민간 자본으로 짓는 사업입니다. 서울시는 돔구장으로 지을 것인지, 개방형 구장으로 지을 것인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돔구장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잠실 돔구장은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욕심나는 랜드마크일 수 있습니다. 실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세빛섬 등은 오 시장이 과거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지은 대표적인 서울의 상징물입니다.
다만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건축물도 있습니다. 바로 현재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 돔구장이 대표적입니다. 고척 돔구장은 원래 아마추어 전용 구장으로 할 계획이었습니다. 형태는 당초 개방형 야구장이었다가 주변 소음 민원으로 돔구장으로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돔구장 건설 이후 주차장 부족과 교통혼잡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규모가 작은 점도 문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대형 K-POP 가수들의 콘서트장으로 활용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3만5000석에서 4만석 사이의 잠실 돔구장이 건설된다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세계적인 가수 브루노 마스의 내한공연이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렸지만, 돔구장이 건설되면 이러한 공연을 날씨가 매우 더워도, 비가 와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잠실 돔구장, 또다른 '오세훈표 랜드마크'로서 오 시장의 성공작이 될 수 있을까요.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