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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도 전횡 논란…중심에 '유병호'
전현희 감사보고서 의결과정서 유병호 방해 주장 제기
입력 : 2023-06-21 오후 6:00:35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윤혜원 기자] 국가정보원과 함께 5개 권력기관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감사원에서도 인사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그 중심에 유병호 사무총장이 있는 양상인데요. 감사위원회가 전현희 권익위원장 감사보고서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유 사무총장이 방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문재인정부에 비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윤석열정부의 행보가 사정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병호·조은석 '정면충돌''전현희 감사' 일파만파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 위원장 감사보고서를 두고 유 사무총장과 검찰 출신의 조은석 감사위원은 최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사원 사무처는 지난해 8월 전 위원장 감사에 착수해 두 달간 감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사무총장은 그해 7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설명했죠.
 
유 사무총장과 조 위원의 충돌은 감사위원회의 전 위원장 감사보고서 심의·의결 과정에서 나타났습니다. 조 위원은 지난 12일 감사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내용이 조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감사보고서 최종안이 감사위원들이 검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사원 전자결제시스템 등록·공개됐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후 조 위원이 '유 사무총장이 감사위원회에서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였다'는 취지로 추가 주장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 위원장 감사보고서를 의결했던 지난 1일 회의에 참석한 유 사무총장은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의 말을 자르거나, 회의가 중단되면 고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 위원장 감사를 둘러싼 감사원의 내부 갈등의 파문은 정치권으로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감사원의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며 유 사무총장의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또 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유 사무총장을 직권남용·감사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또 감사위원회 의결 사항을 공개하고 내부회계·직무감찰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 처리와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청도 인사 파문…초유의 치안감 보직 번복
 
경찰청에서도 부실 인사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6월 경찰청은 치안감 보직 인사를 발표한 지 2시간 만에 일부 내용을 번복했습니다. 발표된 28명 가운데 7명의 보직이 수정된 겁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도어스테핑(약식 질의응답)에서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보직을 해버린 것"이라며 경찰을 질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인사 번복의 책임은 경찰청에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행정안전부로 파견된 치안정책관이 최종안 대신 이전 단계의 검토안을 경찰청 인사담당관에게 잘못 보냈다고 국무조정실이 결론을 내린 겁니다. 애당초 경찰청이 해명한 내용대로였죠. 치안정책관은 징계를 받고 인사 조치됐는데, 총경급인 경찰청 인사·홍보담당관도 각각 직권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들은 최근 승진, 영전하는 등 복권됐다고 합니다.
 
권력 핵심 기관들에서 감사·인사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권력 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대통령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정 기관 등이 대통령 의중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대통령에 권력이 쏠린 현행 대통령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입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많은 권한을 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권력 기관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합법적 폭력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사정 기관은 대통령의 상대 진영을 겨냥하는 데 동원돼 왔으며, 이는 정권을 불문하고 이뤄졌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주용·윤혜원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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